[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0회계연도 결산 및 국정감사계획서 채택의 건이 의결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1.9.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0회계연도 결산 및 국정감사계획서 채택의 건이 의결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1.9.16

환노위, 10대 그룹 총수 중 6명 불러

“면박주기·벌주기식 증인소환 없어져야”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국회가 국정감사(국감)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의 총수들을 증인 출석을 추진할 전망이다.

탄소중립, 수소에너지 등과 관련해 기업인들의 견해를 듣겠다는 취지이지만, 재계에선 ‘일단 부르고 보자’식의 무리한 증인 소환이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된다.

18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오는 10월 국감에 증인으로 ▲정의선 회장 ▲최태원 회장 ▲신동빈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정몽진 KCC 회장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등을 출석시킬 전망이다.

매년 10월 환노위 국감에 기업 총수들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재계 관계자들은 과하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계획에 관한 견해를 국회에 불려 나와 공개적으로 답한다는 것이 부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환노위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관행으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증인으로 소환한다. 이 외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몽규 HDC 회장 ▲이해진 네이버 GIO ▲김홍국 하림 회장 등도 직장 내 갑질 및 사건·사고 등으로 증인 신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최근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의 중심에 있는 물류회사 대표들도 이번 국감에 소환된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를 비롯해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류경표 한진 대표 등이다. 또 산재와 관련해 ▲김봉진 배달의민족 대표 ▲노트만 조셉네이든 쿠팡 풀필먼트 대표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최근 5년간 12만 94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건설사 대표들도 국감에 출석할 전망이다. 산재 발생 건수가 5년간 1670건으로 전체의 1/6을 차지한 GS건설의 임병용 대표를 포함해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김형 대우건설 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김충재 금강건설 대표 ▲이재규 태영건설 대표 등이다.

재계에선 매년 반복되는 국감에서 의원들이 기업 총수들에게 ‘면박주기’ ‘벌주기식’의 증인 소환을 한다면서 불만 의견이 나온다. 국감에 소환된 총수들은 답변할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하고 문책성 질문만 받다가 귀가한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이자 두산인프라코어 총수인 박용만 회장은 SNS를 통해 “이런 (국감) 출석 요구를 액면 그대로 질문을 하려는 목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을 별로 없을 것”이라며 “의회도 그런 점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식의 불러내기는 이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매년 국감마다 불필요한 기업인들을 무리하게 소환하는 게 관행이 됐다며, 국감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이 같은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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