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에티오피아 북부 암하라 지역의 첸나 마을 근처 땅 위에 군복을 입은 정체불명의 시신들이 들판에 널브러져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9일 에티오피아 북부 암하라 지역의 첸나 마을 근처 땅 위에 군복을 입은 정체불명의 시신들이 들판에 널브러져있다. (출처: 뉴시스)

내전 10개월 인종청소 국면

정부-반군 사망자 1만명 ↑

“시체 냄새에 주민들 대피”

티그라이인 타깃 ‘인종청소’

[천지일보=이솜 기자] 에티오피아 북부 내전이 대량학살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잔인한 전쟁의 현실을 15일(현지시간) AFP가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북부 산악지대인 첸나 마을에는 10개월 된 내전에서 가장 잔혹한 사건들이 보고됐는데, 먼저 첸나를 향하는 도로와 들판에는 반군들의 시신이 널려있다.

첸나는 티그라이 남쪽에 있는 암하라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정부군과 TPLF 사이에 전투가 벌어진 지역이다. 9월 초에 첸나에서 분쟁이 발생해 마을은 이제 대부분 텅 빈 상태다.

현지 민병대 대변인 메트라투 아다네는 매장되지 않은 시신 대부분이 TPLF 반군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을 사람들은 시체 냄새를 참을 수 없어서 도망쳤다”고 말했다.

암하라 민병대 대원인 예일브 카세는 AFP에 “그들은 어머니, 아버지, 네 살짜리 소년, 여섯 살짜리 소녀 등 한 가족 전체를 전멸시켰다”고 전했다.

지난 8월 1일 AP통신이 입수한 동영상. 에티오피아 테케제강에서 떠내려 온 시신을 수단에서 수습하고 있다. 8월 초 내전으로 사망한 시신 수십구가 이 강으로 떠내려 왔다. (출처: 뉴시스)
지난 8월 1일 AP통신이 입수한 동영상. 에티오피아 테케제강에서 떠내려 온 시신을 수단에서 수습하고 있다. 8월 초 내전으로 사망한 시신 수십구가 이 강으로 떠내려 왔다. (출처: 뉴시스)

앞서 TPLF와 정부군이 내전 중 살해했다고 밝힌 수는 총 1만명에 달한다. 이번 달 초 CNN방송은 에티오피아 전쟁이 ‘인종 청소’라는 새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탐사 결과 티그라이인들에 대한 제노사이드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티그라이 지역 사회 지도자인 게브레텐새 게브레크리스토스는 장마로 강의 수위가 높았던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최소 60구의 시신이 강에서 떠내려 왔다고 밝혔다.

이번 내전은 아비 아흐메드 총리 중앙정부와 티그라이 지역의 주요 정당인 TPLF 지도자들이 수개월간 불화를 겪다가 작년부터 시작됐다.

지난 13일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 대표는 “내전이 에티오피아 내 다른 지역으로 퍼졌다”며 “분쟁이 아프리카의 북부 전체로 번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내전을 중재 회담은 가시적인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며, 이는 곧 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짐을 의미한다고 AFP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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