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 글자가 있는 고기 삶는 세발솥 (제공: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21.9.16
‘소극’ 글자가 있는 고기 삶는 세발솥 (제공: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21.9.16

 

특별전‘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중국 상하이박물관과 마련 
하상주에서 한나라까지 청동기 67점 공개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황하문명의 보물인 중국 고대 청동기 유물을 엿볼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16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은 중국 상해박물관(관장 양즈강)과 함께 특별전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를 개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 영국 초상화전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해외 문화재 특별전시로 세계적인 청동기 소장 기관인 중국 상하이박물관의 명품 67점을 소개한다.

◆황하문명을 알린 보물, 고대 청동기

1928년 허난(河南)성 은허(殷墟) 유적에서 삼천 삼백여 년 전의 청동기가 대규모로 발굴됐다. 왕궁·사원·대형 무덤과 종교시설이 발굴되고 청동기와 갑골편 등 많은 유물이 출토됐다. 또한 상(商)나라 후기(기원전 13세기~11세기)에 만든 875㎏에 달하는 초대형 청동 솥이 출토돼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안개 속에 싸여 있던 상나라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났으며, 황하문명을 세계에 처음 알린 순간이기도 하다. 이어진 발굴조사로 중국 청동기는 4천여 년 전 하(夏)나라 때부터 본격적으로 제작됐음이 확인됐다. 이번 전시는 고대인들이 처음으로 사용한 금속기인 청동기가 중국에서 어떻게 만들기 시작하였고 변해가는지를 보여주는 전시이다.

‘죽유’ 글자가 있는 손잡이 술통 (출처:국립중앙박물관)ⓒ천지일보 2021.9.16
‘죽유’ 글자가 있는 손잡이 술통 (출처:국립중앙박물관)ⓒ천지일보 2021.9.16

◆신의 제기(祭器)에서 인간을 위한 일상용기로

고대인들은 전쟁과 같은 생사를 가르는 중대사를 결정할 때 왕이 직접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 의식에 사용하는 청동 그릇에 들이는 정성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무서운 괴수 얼굴이 떠오르는 기괴한 무늬, 탄성을 자아내는 압도적인 크기와 형태는 신에게 바치기 위한 제례 도구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처럼 신을 위해 사용되던 청동기는 시간이 지나며 왕과 제후의 권력을 상징하는 수단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춘추전국시대에 철기가 사용되자 청동기는 일상용기로 쓰임새가 다시 한번 바뀐다.

이번 특별전은 시대에 따른 중국 고대 청동기 문화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먼저 1부에서는 ‘청동기문화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토기를 본떠서 만든 하나라 때의 초기 청동기를 전시하고 그 제작방법을 소개하였다. 상나라에서는 국가적인 의례로 신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이때 사용한 다양한 청동기를 2부 ‘신을 위한 그릇’에서 전시하였다. 3부에서는 주나라의 신분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제도화된 청동그릇과 악기 사용제도를 ‘권력의 상징’이라는 주제로 살펴보았다. 마지막 4부에서는 춘추전국시대 철기의 등장에 따른 청동기의 변화를 소개했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어린이를 위한 전시

중국의 청동기는 부르는 명칭에서부터 용도까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먼저 전시의 전체 내용과 구성을 만화로 만들어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게 하였고, 청동기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AR을 이용하여 직관적으로 알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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