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 집 같이 편안한’ 치매전담실 디자인 개발… 노인요양센터 적용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서울시는 노인요양시설 내 치매 노인 전용 생활 공간에 ‘서울형 치매전담실 디자인’을 개발해 시립노인요양센터 2곳에 적용했다고 16일 밝혔다.

치매전담실은 기존 요양시설보다 넓은 1인당 생활공간과 공동거실을 갖추고, 전문 요양인력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전용 생활공간이다.

서울시는 서울형 치매전담실 디자인을 시립동부노인요양센터와 시립서부노인요양센터에 처음 적용해 지난달 중순부터 운영중이다. 향후 설립되는 시립실버케어센터와 기존 노인요양시설을 치매전담형으로 전환(개보수)하는 경우에도 서울형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시는 21일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치매전담실 디자인을 공개했다. 서울형 치매전담실 디자인의 핵심은 공동거실을 비롯한 공용공간, 개인공간(생활실), 옥외공간 등 치매전담실 내 모든 공간을 최대한 집과 비슷한 환경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공동거실은 누구나 접근이 쉽도록 치매전담실 중앙에 배치하고, 거실 한쪽에는 내 집 같은 느낌이 나도록 간이주방을 만들었다. 방에 해당하는 생활실에는 이용자의 이름과 사진을 붙이고, 생활실마다 손잡이 색깔을 달리해 구분이 쉽게 했다. 1인실인 ‘가족실’은 멀리 사는 가족이 면회왔을 때 함께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서울시는 “인지 기능이 약화한 치매 노인에게는 최대한 자신이 살던 가정집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치매 노인의 신체·정신·사회적 특성을 고려해 디자인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또 응급상황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생활실 문패와 침대에는 지병과 치매 중증도를 색으로 구분한 ‘응급상황 대응표식’을 부착하게 했다.

시는 민간 시설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가이드북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로 개방하기로 했다.

주용태 문화본부장은 “"디자인이 단순히 환경 개선의 의미를 넘어서 일상의 환경 인권을 지킬 수 있는 도구로의 역할이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시설 종사자 등 다양한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디자인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