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집권의 공’ 둘러싸고 갈등
국제사회와 소통에 이목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지 1달이 흘렀다. 지도부 내분, 권력 암투란 잡음이 커지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탈레반과 어떻게 소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15일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14일 탈레반 고위 관계자들은 과도정부 구성을 놓고 지도자들 사이에 큰 분쟁이 발생했다. 탈레반이 새 내각 명단을 발표한 지 7일 만이다.
지난주 압둘 가니 바라다르 부총리는 대통령궁에서 할릴 우르라흐만 하카니 난민부 장관과 언쟁을 벌인 후 카불을 떠나 탈레반 본거지인 남부 칸다하르로 간 것으로 전해진다.
바라다르 부총리는 탈레반 공동창설자로 2인자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총리가 아닌 부총리로 밀려나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릴 하카니는 탈레반 연계 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 사라주딘 하카니의 삼촌이다.
이 둘은 재집권의 공을 ‘외교’에 돌릴 것인지, 연합군과의 ‘전투’에 돌릴 것인지를 두고 의견 대립을 하고 있다. 바라다르는 미군 철수를 골자로 한 평화협정에 대표로 서명을 했고, 하카니는 하카니 네트워크를 통해 미군-아프간 정부군과 전투를 벌였다.
탈레반은 이 같은 내분설을 부인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바라다르가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를 만나러 칸다하르로 갔다고 했다가, 쉬고 싶어서 간 것이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일각에선 바라다르가 내분설을 일축하기 위해 카불로 돌아와 카메라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 같은 날 유럽연합(EU)은 탈레반과 어떤 식으로든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탈레반을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진 않겠지만 대화 및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외교관들의 안전 문제만 해결된다면 화상회의보다 더 긴밀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