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AP/뉴시스] 탈레반 공동창설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운데)와 다른 대표들이 지난 3월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평화포럼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 2021.07.28
탈레반 공동창설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운데)와 다른 대표들이 지난 3월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평화포럼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재집권의 공’ 둘러싸고 갈등

국제사회와 소통에 이목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지 1달이 흘렀다. 지도부 내분, 권력 암투란 잡음이 커지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탈레반과 어떻게 소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15일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14일 탈레반 고위 관계자들은 과도정부 구성을 놓고 지도자들 사이에 큰 분쟁이 발생했다. 탈레반이 새 내각 명단을 발표한 지 7일 만이다.

지난주 압둘 가니 바라다르 부총리는 대통령궁에서 할릴 우르라흐만 하카니 난민부 장관과 언쟁을 벌인 후 카불을 떠나 탈레반 본거지인 남부 칸다하르로 간 것으로 전해진다.

바라다르 부총리는 탈레반 공동창설자로 2인자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총리가 아닌 부총리로 밀려나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릴 하카니는 탈레반 연계 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 사라주딘 하카니의 삼촌이다.

이 둘은 재집권의 공을 ‘외교’에 돌릴 것인지, 연합군과의 ‘전투’에 돌릴 것인지를 두고 의견 대립을 하고 있다. 바라다르는 미군 철수를 골자로 한 평화협정에 대표로 서명을 했고, 하카니는 하카니 네트워크를 통해 미군-아프간 정부군과 전투를 벌였다.

탈레반은 이 같은 내분설을 부인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바라다르가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를 만나러 칸다하르로 갔다고 했다가, 쉬고 싶어서 간 것이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일각에선 바라다르가 내분설을 일축하기 위해 카불로 돌아와 카메라에 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 같은 날 유럽연합(EU)은 탈레반과 어떤 식으로든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탈레반을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진 않겠지만 대화 및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외교관들의 안전 문제만 해결된다면 화상회의보다 더 긴밀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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