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원로 "김정은에게만 잘 보이려고 나라 망친다" 비판

(서울=연합뉴스) 북핵 6자회담이 재개 흐름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금강산관광 등을 위한 남북대화는 여전히 교착상태에 머물자 북한 김영철(65) 정찰총국장이 그 원인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자신들의 입지가 축소될 것을 우려해 군부 강경파가 북한 내 대화파를 강하게 견제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김 정찰총국장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소식통은 1일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북한 내 모종의 세력이 김정일 부자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김영철 상장이 그 중심"이라고 밝혔다.

강경 성향의 김 상장은 2009년 2월부터 대남ㆍ해외 공작업무를 총괄하는 북한 군부의 권력기구인 정찰총국을 이끌고 있다.

정찰총국은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의 배후, 농협 해킹 사건의 주범으로 각각 지목될 정도로 대남 도발ㆍ위협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일각에서는 지난 5월 북한이 국제적인 관례를 무시, 남북 비밀접촉을 폭로한 이면에도 김 상장의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남북 대화가 본격화되면 대화에 장애가 되는 강경파가 숙청당한 과거 역사가 반복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행동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에서다.

대북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김 상장이 강경 행동으로 북한 내에서도 견제를 받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등 북한 내 원로들도 김 상장에 대해 "젊은 놈이 김정은에게만 잘 보이기 위해 나라를 망친다"고 비판했다는 말도 들린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김 상장이 사석에서 `김정은은 내가 키웠다'고 말했다는 소문이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돈다"면서 "김 상장이 개인교습을 한 인연으로 김정은을 자신의 위상강화에 이용하는 것에 대해 북한 내에서도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정부 일각에서는 김 상장의 거취와 남북관계 개선이 맞물려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도 나온다. 김 상장이 정찰총국장으로 있는 한 남북대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위상이 약화될 것을 우려한 김 상장이 이끄는 정찰총국이 대남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중국에 체류하는 해커를 동원해 금융혼란을 조성하거나 국가기간 전산망 자료 파괴를 시도하는 사이버 테러와 기간시설ㆍ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테러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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