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하도 해상데크가 지난달 26일 2차분까지 개통하면서 지역 힐링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고하도 해상데크에 설치된 스카이워크. (제공: 목포시) ⓒ천지일보 2021.9.15
고하도 해상데크가 지난달 26일 2차분까지 개통하면서 지역 힐링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고하도 해상데크에 설치된 스카이워크. (제공: 목포시) ⓒ천지일보 2021.9.15

이순신 전력 재정비한 ‘고하도’
일제강점기엔 육지면 수탈 장소
고하도 해상데크 총 1818m
1차분 해상데크 목포대교 풍경
2차분 해안동굴 볼 수 있어
가족·연인 등 힐링명소로 인기

[천지일보 목포=김미정·전대웅 기자] 가을의 문턱에는 들어섰지만, 곡식이 익어야 하는 계절이라 그런지 햇빛은 여전히 강렬하기만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다 변이성 바이러스까지 어느 때보다 힐링이 필요한 요즘 본지는 목포 고하도 해상데크를 지난 11일 찾았다. 목포 고하도는 임진왜란 이후 이순신 장군이 전력을 재정비한 전략지이기도 하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육지면의 재배로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목포 고하도 해상데크 전경. (제공: 목포시) ⓒ천지일보 2021.9.15
목포 고하도 해상데크 전경. (제공: 목포시) ⓒ천지일보 2021.9.15

◆역동성·조용함 동시 간직한 고하도

목포 고하도는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판옥선으로 명량대첩 승리 후 106일 동안 머무르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던 장소다. 1597년 일본이 우리나라에 재침입했을 때 이충무공은 울돌목(명량)에서 승리를 거둔 후 그해 10월 29일 고하도에 진을 설치하고 이듬해 2월 17일 진을 옮길 때까지 머물렀던 곳이다.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이끈 조선 수군은 진도 앞바다 명량대첩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전략상 매우 열세인 상황이었다. 좀 더 안전하고 후일을 기약할 수 있는 수군 진영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곳을 물색하던 중 이순신 장군은 지리적 위치가 가장 좋은 고하도를 선택했다.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에 고하도에 대해 “서북풍을 막음 직하고 전선을 감추기에 아주 적합하다. 섬 안을 둘러보니 지형이 대단히 좋으므로 머물 것을 작정했다”는 기록을 남겨 당시의 정황을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고하도에서 머무는 동안의 전력 확충이 밑바탕이 돼 이충무공이 각종 해전을 승리로 이끌고 나라를 지킬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고하도는 1904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육지면을 재배해 전국적으로 보급된 곳이기도 하다. 고하도의 육지면 재배 성공은 목포항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했지만, 면화를 수탈해 가는 대표적인 항구로 일본 식민지 침탈의 흔적도 남은 곳이다.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고하도 해상데크 안내도. 오른쪽은 해안동굴탐방로이고 왼쪽은 용머리탐방로이다. ⓒ천지일보 2021.9.15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고하도 해상데크 안내도. 오른쪽은 해안동굴탐방로이고 왼쪽은 용머리탐방로이다. ⓒ천지일보 2021.9.15

◆일렁이는 바다 위 걸으며 힐링

고하도 해상데크는 지난 2019년 11월 1차 개통한 것에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2차분까지 개통을 완료했다. 고하도 전망대에서 해상데크를 향해 계단을 내려가면 용머리 탐방로를 향한 왼쪽(1차분)과 해안동굴탐방로를 향한 오른쪽(2차분)으로 나뉜다. 

본지는 먼저 해안동굴탐방로를 선택했다. 주말이어서인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많았다. 해안동굴탐방로 길이는 768m다. 해상데크를 걸으면 목포 바다에 배가 지나갈 때마다 파도가 일렁여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는 1차분에는 없는 스카이워크도 2곳 설치돼 있다. 투명 유리 아래로 출렁이는 바다를 볼 수 있다. 해상데크를 걸으며 마주치는 고하도의 기암괴석은 자연의 신비로움 그 자체다.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쉬었다 걷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일제가 태평양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1940년대 설치한 해안동굴이 눈에 들어온다.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해안동굴탐방로 마무리 지점에서 만날 수 있는 해안동굴. ⓒ천지일보 2021.9.15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해안동굴탐방로에서 만날 수 있는 해안동굴. ⓒ천지일보 2021.9.15

이날은 물이 빠져서인지 해안동굴 안까지 훤히 들여다보였다. 다시 되돌아 용머리탐방로를 향해 걸으며 유달산을 바라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있었다. 고하도 전망대에서 용머리탐방로까지는 931m이지만, 본지는 해안탐방로까지 걸어갔다가 되돌아가니 총 2467m를 걷는 셈이다.

용머리를 향해 걸으면 중간 지점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을 만날 수 있다. 이순신 장군 동상과 마주 보고 서 있으면 마치 서로 대화하는 것처럼 보여 포토존으로도 인기다.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관광객이 이순신 장군 동상과 마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1.9.15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관광객이 이순신 장군 동상과 마주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1.9.15

고하도 해상데크를 찾은 김향진(30대, 목포)씨는 “목포도 바다 위를 걸을 수 있게 해상데크가 설치돼 기대하는 마음으로 찾았다”며 “바람도 시원하고 해상데크도 예쁘고 야경도 즐길 수 있어 코로나로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데크 내려오는 길에 계단이 많아 조금 힘들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하니 자주 찾고 싶을 정도로 좋다. 주변에도 추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 목포=전대웅 기자] 고하도 해상데크 야경. ⓒ천지일보 2021.9.15
[천지일보 목포=전대웅 기자] 고하도 해상데크 야경. ⓒ천지일보 2021.9.15

◆여행과 함께 주전부리도 즐겨

목포시는 관광객들이 목포에 들러 간편하게 맛볼 수 있는 먹거리인 주전부리 문화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주전부리를 개발했다. 

일제강점기 목포가 삼백(쌀·소금·면화)의 고장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목화가 많았다는 것을 모티브로 해 목화솜빵을 만들었으며 목포시의 시목인 비파를 활용한 비파다쿠아즈, 목포의 대표 수산물인 김을 활용한 맛김새우칩 등 총 3가지가 목포 주전부리다. 

목포 주전부리 3종. (제공: 목포시) ⓒ천지일보 2021.9.15
목포 주전부리 3종. (제공: 목포시) ⓒ천지일보 2021.9.15

목포시 관계자는 “단순히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빵 반죽 안에 틀에 맞춰 모양만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고품질, 프리미엄 컨셉으로 지역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했고 목포시민이면 누구나 레시피 교육을 통해 생산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을이 더 무르익으면 목포 고하도 해상데크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할 것이다. 바다 내음을 맡으며 힐링하고 싶다면 목포 고하도 해상데크를 걸어보길 추천해 본다.

해안동굴탐방로 마지막 지점에서 만날 수 있는 해안동굴. (제공: 목포시) ⓒ천지일보 2021.9.15
해안동굴탐방로 마지막 지점에서 만날 수 있는 해안동굴. (제공: 목포시) ⓒ천지일보 202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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