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과학원은 9월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국방과학원은 9월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발사된 장거리순항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천580초를 비행하여 1천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전했다.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 현장 참관 안 해

“7580초 비행해 1500㎞ 표적 명중”

軍 “분석 중”… 미사일 탐지 실패 지적도

전문가 “순항미사일, 고도 낮아 포착 어려워”

“한미 압박용이지만 나름의 수위 조절한 듯”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13일 관영매체를 통해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자리에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연합훈련에 강력 반발하면서도 최근 진행한 열병식에서도 전략 무기를 선보이지 않는 등 수위를 조절했던 북한이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협의와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앞둔 시점에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北매체 “신형 순항미사일 발사 성공”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이 9월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 미사일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발사된 장거리순항미사일들은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과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를 비행해 1500㎞ 거리에 있는 표적을 명중했다”고 전했다.

또 “타빈 송풍식 발동기의 추진력을 포함한 기술적 지표들과 미사일의 비행 조종성, 명중 정확성이 설계상 요구들을 모두 만족 시켰다”면서 “무기체계 운영의 효과성과 실용성도 우수하게 확증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중앙,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한 관심 속에 추진돼 온 무기 체계의 개발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적대적 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을 강력하게 제압하는 또 하나의 효과적인 억제 수단을 보유한다는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시험 발사는 박정천 당 비서와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전일호 국방과학원 당 위원회 위원장 참관 아래 시행됐다.

우리 군 당국은 한미정보당국과의 긴밀한 공조 하에 자세한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군 당국이 이날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미사일 발사 사전 탐지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 (출처: 연합뉴스)

◆北순항미사일, 토마호크와 유사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한 무력시위는 올해 들어 네 번째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2일과 3월 21일 순항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같은 달 25일에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장상국 조선대 군사학과 교수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순항미사일은 우리가 개발해 실전 배치한 현무-3 미사일, 또는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외형이 비슷한 형태”라고 밝혔다.

장 교수에 따르면 순항미사일은 저공비행하는 전략 유도미사일로 비행고도가 낮아 레이더 탐지와 요격이 어렵다는 게 특징이다. 지상 이동식 발사차량(TEL)이나 해상 함정 등에서 발사돼 50∼100m 고도로 낮게 날아 원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무기체계다.

탄도미사일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정확도가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또 탄도미사일은 탄두부의 무게가 무거워 핵탄두 등을 실을 수 있지만, 순항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려면 소형화를 통해 탄두 무게를 줄여야 장착이 가능하다.

장 교수는 “북한이 사거리를 1500㎞라고 밝혔는데, 실제로는 다른 나라의 영해에 발사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공중에 선회하도록 발사해 미리 설정한 지점의 거리를 계산한 기록”이라며 “여기에 북한의 주장대로 정확하게 명중했다면 미사일에 부착한 센서 기술 등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그래픽 (출처: 연합뉴스)

◆北미사일 도발 의도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대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결의를 위반하지 않는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저강도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나름의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장 교수는 “북한의 저강도 도발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에다 남북‧북미 간 경색국면 속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앞두고 한미 당국에 대한 압박 의도가 있어 보인다”면서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관하지 않은 점 등을 보면 경제난 등 어려움 속 북한이 향후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두고 수위조절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오는 14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협의가 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같은 날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한해 이튿날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는 등 한반도 외교 일정이 예정돼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발표한 대로 올 1월 당 대회의 계획된 차원이고 이 시점 발사는 역량 과시에 있다. 대내외에 발하는 메시지”라면서 “물론 국제사회의 제재나 압박을 계산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군사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대화의 판은 깨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의 반복”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 73주년인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농적위대·사회안전군의 열병식과 연회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병식을 지켜보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광장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이 정권수립 기념일('9·9절') 73주년인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농적위대·사회안전군의 열병식과 연회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병식을 지켜보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광장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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