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비행기 조종사들과 이들의 가족을 다른 국가로 이송하기로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합의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은 이송 작업이 이르면 이번 주말 이뤄질 것이라며 행선지를 카타르 도하의 미군 기지로 예상했다.

다만 아프간 조종사 가족이 카타르를 거쳐 미국으로 갈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또 이동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 체류 중인 아프간 항공기 조종사와 승무원, 이들의 가족은 약 585명이다.

이들은 탈레반이 지난달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할 무렵 비행기를 타고 우즈베키스탄으로 피신했다.

이후 탈레반은 우즈베키스탄 정부에 조종사들을 아프간으로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

특히 탈레반은 조종사들이 귀국하지 않으면 아프간에 아직 남은 가족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WSJ은 밝혔다.

수년간 탈레반과 관계를 이어온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아프간 조종사들을 골칫거리로 인식하고 미국 정부에 이들을 제3국으로 이송하라고 요청해왔다.

미국은 그동안 아프간 정부군을 지원하면서 공군 조종사들을 훈련하는 데 공을 들였다.

탈레반은 자신들을 공습한 아프간 정부군 조종사들에 대한 증오심이 크다.

WSJ은 아프간 조종사들이 타고 우즈베키스탄에 온 비행기들의 처리는 아직 미지수라고 전했다.

아프간과 가까운 우즈베키스탄 남부 테르메즈 비행장에 도착한 아프간 비행기는 미국산 헬기 UH-60 블랙호크, 러시아제 헬기 MI-17, PC-12 감시 항공기 등 46대다.

탈레반은 그동안 우즈베키스탄에 이 항공기들을 아프간으로 돌려보내라고 요청했지만, 미국이 강하게 반대한 것 같다고 WSJ이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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