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이 날이 갈수록 새로운 국면을 맞으며 반전에 반전 흐름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여당에서는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윤 전 검찰총장을 거세게 몰아붙였는데,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로 알려진 조 씨가 뉴스버스에 제보하기 전 박지원 국정원장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힘에서는 여권의 선거공작 프레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국정원장 게이트’라 공격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이 이번 사건의 본질을 흐릴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야당을 향해 ‘물타기’라 차단막을 치고 있는 중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루됐음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진보 성향 시민단체가 윤석열 전 총장과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등을 고발하자 공수처가 손 검사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섰고, 참고자 신분으로 김웅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김 의원 사무실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영장 제시 없이 김 의원과 보좌진의 PC에서 ‘조국, 미애, 오수’ 등 키워드로 파일을 수색하자 즉각 항의했고, 국민의힘에서는 위법성을 들어 공수처 처장과 검사, 수사진 6명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발 사주’ 의혹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발생된 것으로, 현재 윤 전 총장이 본인과는 무관하다며, 야권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해 여당의 ‘정치공작’임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지만 일단 시민단체에서 윤석열, 손준성 등에 대해 고발건이 공수처에 접수됐으니 신속히 사건 처리 후 그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렇지만 제보자 조 씨가 대검 한동수 감찰부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공익신고자 보호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있었고, ‘공익신고자’ 결정 권한이 없는 대검이 조 씨를 두고 공익신고자라 해 말썽이 일어난 후, 공수처에서 조 씨에게 전화를 걸어 “공익신고자가 되게 해줄 수 있으니, 빨리 협조해달라”고 해 조 씨가 공수처에 자료를 넘겼다는 것이다.

공수처와 대검이 진행하고 있는 ‘고발 사주’ 의혹의 양상으로 봐서 여야 어느 쪽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알 수 없다. 공수처가 시민단체 고발장이 접수된 지 며칠 만에 윤 전 총장을 입건하고 피의자로 전환해 조사하고 있지만 의혹 사건이 쉽사리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고 대선 기간까지 끌고 간다는 것도 여당에게 곤혹스런 일이니 공수처도 딜레마가 분명 있을 수 있다.

이 건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어설픈 공작의 꼬리가 드러나고 있다” 일갈하면서 자신은 전혀 무관하다고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그런 복잡한 상황에서 제보자로 알려진 조 씨는 지난 6년간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5개당을 넘나들었고, 그의 고백으로 ‘고발 사주’ 제보 전에 박지원 국정원장과의 만남이 사실로 확인됐으니 일이 복잡하게 꼬였다. ‘고발 사주’ 의혹이 본질과 맞물려 ‘국정원 게이트’로 번져날 요량이니 지켜보는 국민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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