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4주 연장 시행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안내문이 걸려 있다. 오늘부터 수도권 등 4단계 지역에서 식당 및 카페 영업시간은 오후 9시에서 10시로 연장된다. 백신 접종완료자가 낮에는 2인, 오후 6시 이후에는 4인 이상 포함될 경우에 한정해 모임인원 제한도 6인까지 확대된다. 아울러 추석을 포함해 일주일간은 접종완료자 4명을 포함, 최대 8명까지 가족모임이 허용된다. ⓒ천지일보 2021.9.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4주 연장 시행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안내문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1.9.6

“없던 은행빚 8천만원 생겨”

“소상공인 망하면 모두 망해”

영업시간제한 풀어달라 촉구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윤혜나 인턴기자] “지금 당장이라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야 합니다. 왜 자영업자들만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합니까?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당장 전환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피해 손실이라도 보상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정부가 10월 말까지 백신 접종 완료률이 70%되면 11월 이후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하고 방역지침을 완화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 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호프집에서 황철이(가명, 51)씨가 저녁 영업을 준비하기 위해 청소를 하다 말고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확진자 수가 11월에도 높은 수준으로 이어진다면 일상 회복으로 인한 급격한 방역전환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행되는 방역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인원·시간 제한 등이 그간 확산세를 억제해왔기에 중요하고, 접종률이 높아도 단계적·점진적으로 방역을 전환해야 한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신촌 일대의 자영업자들은 하나같이 ‘위드 코로나로 방역 조치를 전환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입을 모았다. ‘왜 자영업자들만 피해를 감내해야 하냐’는 불만이 쏟아지면서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면 사회 전반적으로 혼란이 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황씨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난 이후 1~2년 사이에 없었던 은행 빚이 약 8000만원이나 생겼다. 아르바이트생까지 1명으로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도 매달 나가는 월세 800만원을 감당하기는 어려웠고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더욱이 정부가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했을 때는 하루 매출이 불과 ‘7만원’이었다.

그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나아지겠지’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텨왔다”며 “하지만 이제는 지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접종률이 절반을 넘어섰고 확진자와 백신 접종과의 데이터도 충분히 나왔을 텐데 (국내는) 외국처럼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전환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황씨는 “피치 못할 국가 재난 시 어려움에 처한 임대인이 점포세를 50%만 내고 정부와 건물주가 나머지 50%를 나눠서 감당하는 임대 관련 법을 만들어 놓으면, 코로나뿐 아니라 어떤 재난이 오더라도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위드 코로나 전환 시기를 늦춰야 한다면 정부는 1개월 월세도 되지 않는 지원금을 줄게 아니라 임대 관련 법부터 고쳐야 한다”면서 “그게 어렵다면 지금 당장 부분적이라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4주 연장 시행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안내문이 걸려 있다. 오늘부터 수도권 등 4단계 지역에서 식당 및 카페 영업시간은 오후 9시에서 10시로 연장된다. 백신 접종완료자가 낮에는 2인, 오후 6시 이후에는 4인 이상 포함될 경우에 한정해 모임인원 제한도 6인까지 확대된다. 아울러 추석을 포함해 일주일간은 접종완료자 4명을 포함, 최대 8명까지 가족모임이 허용된다. ⓒ천지일보 2021.9.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4주 연장 시행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안내문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21.9.6

신촌에서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장우분(73, 여)씨도 “월세가 2개월치 밀렸고 3000만원이나 대출을 냈다”며 “여기서 시간이 더 지나면 소상공인들은 빚에 쌓여서 죽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지 않으면 자영업자뿐 아니라 모두가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은행에서 대출을 많이 받았는데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 갚지 못하고 폐업하면 신용불량자가 된다”며 “이런 현상들이 소상공인뿐 아니라 다른 직업에 사람들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지면 사회 전반적으로 다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일반시민들 가운데 일부는 위드 코로나 전환에 동의하면서도 그 시기에 대해선 접종 완료율 70%가 되는 11월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치킨집에서 일하는 이성철(가명, 30)씨는 당장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당장 전환하면 매출이 늘지 몰라도 확진자·사망자 수가 불어나 방역 고삐를 다시 조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어려움 더 커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정부가 말하는대로 접종 완료율 70%가 됐을 때 신중히 상황을 지켜보면서 완화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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