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철거건물 붕괴 참사 직후 해외로 도피했던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광주로 압송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철거건물 붕괴 참사 직후 해외로 도피했던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광주로 압송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참사 현장 철거업체 선정에 관여해 ‘금품수수’

코로나19 감염 우려해 방호복 입고 광주로 압송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참사’ 나흘 뒤 이권 개입 의혹이 제기되자 미국으로 달아났던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61)이 해외 도피 행각을 마치고 11일 자진 귀국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미국으로 도피한 문 전 회장이 이날 자진 귀국하자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문씨가 지난 6월 13일 미국으로 달아난 지 91일째다.

광주경찰에 따르면 문씨는 이날 오전 미국 시애틀에서 오전 6시 20분 비행기에 올라 오후 6시 1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경찰은 변호사법,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으로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으로 문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또 그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와 통장 등 소지품을 압수했다.

경찰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문 전 회장에게 방호복을 입히고 수갑을 채워 광주로 압송했다.

문씨는 철거건물 붕괴 참사에 책임이 있는 업체들로부터 공범과 함께 수억원의 금품을 받고 업체 선정을 알선한 혐의 등을 받는다.

문씨는 붕괴 참사가 발생한 학동 4구역 재개발정비사업 비리 전반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문씨가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철거업체 3곳과 기반시설정비업체 1곳 등 4개 업체로부터 브로커 A씨(73)가 받은 수억대 리베이트를 나눠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씨는 붕괴 참사 발생 초기부터 해당 재개발사업 현장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하지만 그는 붕괴 참사 나흘 뒤 수사망을 피해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귀국하지 않았다.

또 붕괴 참사 관련 업체선정 비위를 수사해 문씨와 함께 업체선정을 알선하는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공범 브로커 이모씨(74)를 구속했다. 문씨는 지난 8월 중순께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가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광주지법이 지난달 27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붕괴참사 현장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하청업체 현장 관리자와 재하청 업체 굴착기 기사에 대해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광주지법이 지난달 27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붕괴참사 현장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하청업체 현장 관리자와 재하청 업체 굴착기 기사에 대해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경찰은 문씨를 뒤늦게 입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문씨를 광주로 압송한 후 철거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철거 업체 선정 등에 개입한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문씨는 입건에 앞서 도주 경력이 있는 만큼 경찰은 문씨 체포 이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신병 처리를 해야 한다.

폭력조직 출신 의혹을 받는 문씨는 2007년 학동 3구역 재개발 공사 철거 업체로 선정해주겠다고 속여 특정 업체로부터 6억 5000만원을 받아 챙겼다가 2012년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문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재개발·재건축 대행업체(도시정비컨설팅 업체)로 조합과 계약을 맺고 돈을 챙기거나 조합장 선출에 관여한 의혹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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