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카타르 항공 보잉 777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카타르 항공 보잉 777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외국인들이 민간 항공기를 타고 첫 대피에 성공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미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200여명을 태운 보잉 777 기종 카타르항공 여객기가 도하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익명의 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여객기에 미국인과 영주권자, 독일인, 헝가리인, 캐나다인 등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미국인들이 아프간을 떠났다면서 카타르에 감사 뜻을 전하기도 했다. 또 “탈레반이 미국인 출국을 돕는 과정에서 사무적이고 전문적이었다”고 밝혔다. 영국, 네덜란드 측도 자국민들이 이번 여객기를 통해 무사히 아프간에서 대피했다고 전했다.

특히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은 이 항공편의 탑승 과정과 이륙 장면을 중계하기도 했다. 한 탑승객은 AFP에 “미국 국무부와 지속해서 접촉했고 오늘 아침에 ‘카불 공항으로 가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항공기에 탑승한 정확한 인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AFP는 카불 공항 관리를 인용해 100여명이 탑승했다고 전했다.

한 카타르 관리는 이날 아프간을 출국하는 이들을 태운 여객기는 탈출기가 아닌 정기운항편이며 10일에도 항공편이 운항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은 지금까지 자국민 6000명을 포함해 아프간 현지 조력자 등 모두 12만 4000명을 아프간 국외로 대피시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재 아프간에 100명가량의 미국 시민권자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동맹국과 함께 이들의 출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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