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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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최대 53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각국 정부가 현재 세워 놓은 플라스틱 감축 계획이 제대로 지켜졌을 때를 상정한 경우라서 실제로는 더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지구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는데 생활 속에서 사용하고 있는 여러 제품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 또한 사용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스티로폼·비닐 등은 분해가 어려워 그대로 버려질 경우 토양이나 지하수 등을 오염시킨다. 특히 가격이 저렴하고 가공이 쉬워 다방면에 활용되는 플라스틱은 토양과 해양 환경을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그 생산·폐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의 가장 큰 주범으로 꼽힌다.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이 연평균 6%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 추세대로라면 2050년 플라스틱 생산량은 16억 600만톤에 이르고 플라스틱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015년 1.78Gt에서 2050년 6.5Gt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만 봐도 충분히 짐작 가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재활용되지 못하고 매립되거나 바다로 흘러들어간 플라스틱과 비닐은 마모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되고, 이를 흡수한 해양생물들은 다시 우리의 식탁으로 올라오게 된다. 이렇게 한번 버려진 것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동·식물을 거쳐 결국 인간에게 다시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아이스컵, 플라스틱, 마스크 등 일회용품 등 쓰레기 발생량이 급증하면서 도시 쓰레기와 해양 오염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2019년에 비해 2020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1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증가로 15%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늘어났다고 한다. 특히 담배꽁초 필터와 일회용 플라스틱은 분해돼 바다로 흘러들게 되면 바다 생물에 큰 영향을 미치고 결국에는 하천과 바다 생태계를 오염시키게 된다. 2018년 국제해양환경단체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국 32곳의 해변과 해저에서 수거한 쓰레기 중 담배꽁초와 플라스틱 빨대 등이 해양쓰레기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했다고 한다.

석유 정제 과정에서 원료가 생산되는 플라스틱 제품은 제조 과정에서 물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 수백 가지의 다양한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이들은 대부분 인체에 유해한데 제품 생산 이후 사용 과정에서 이들 화학물질은 대기 중으로 새어나와 사용자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소각과 매립 등 폐기과정에서는 대기와 토양오염물질을 내뿜고 자연에 방치되면 미세플라스틱화하면서 인체와 자연을 오염시키는 것이다.

만일 지금처럼 플라스틱 생산이 제약 없이 지속되면 1.5℃ 기후변화 억제목표를 위해 남은 탄소예산의 10% 이상이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 폐기 과정에서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플라스틱은 기후위기를 가중시키는 문제적 물질인 셈이다. 플라스틱은 생산 및 폐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 기후위기에 대한 주요한 대응에 탈 플라스틱 정책과 실천이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생산 자체를 축소하고 소비 또한 줄여야 한다. 이미 시장에서 자리 잡은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 축소를 위해서는 분명한 탈출 목표연도를 정하고 단계별로 감축목표를 정해 이행할 필요가 있다.

이제 기후와 환경, 인체 모두를 공격하는 가장 친근한 제품이자 가장 친근한 폐기물, 플라스틱에서 탈출해야 한다. 지난 6일이었던 ‘자원순환의 날’을 계기로 지구온난화로부터 지구환경 보호의 필요성 및 자원 낭비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자원 절약과 재활용, 폐자원의 에너지화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2050년 세상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일지 모른다. 바다에는 물고기보다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2021년은 시민들이 생활 속 탈 플라스틱 캠페인을 통해 플라스틱 제로, 제로 웨이스트의 원년이 돼야 한다.

제대로 순환되지 않는 자원이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플라스틱 제로 챌린지 같은 탈 플라스틱 사회운동과 모든 폐기물을 없애고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을 시급히 생활화해야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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