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천지일보 2021.2.25
네이버와 카카오. ⓒ천지일보DB

외국인 이틀간 9천억원 ‘팔자’ 폭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플랫폼 규제 우려에 카카오와 네이버가 외국인 매도세 폭탄을 맞으며 시가총액이 이틀 사이에 19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6.14%나 떨어진 13만원에 마감했다. 네이버도 2.56% 내리며 약 2개월 만에 40만원선 아래로(39만 9천원) 떨어졌다. 전날에도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10.06%, 7.87% 급락했다.

이날 외국인은 카카오를 1723억원, 네이버를 576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이틀에 걸쳐서는 카카오를 6066억원, 네이버를 2866억원 각각 팔아치웠다. 합치면 9천억원에 가까운 매물을 쏟아부은 것이다.

기관 역시 외국인에 비해 매도 강도는 낮지만 이틀 연속 카카오와 네이버를 팔아 치웠다.

이에 따라 카카오와 네이버 시가총액은 각각 57조 1449억원, 65조 541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틀새 각각 11조 3400억원, 7조 5천억원이 증발됐다.

이 같은 주가 급락세는 정부와 여당이 플랫폼 규제를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카드·보험·연금 등 금융상품 판매에 대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 우려가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같은 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를 염두에 둔듯 “혁신 기업을 자부하는 카카오가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했던 과거 대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직접적인 시발점이 된 것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사전규제, 금지행위를 통한 사후 규제 모두 필요하다”며 “카카오T에 대한 규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직격탄이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9일 금융위원회는 빅테크에 규제 준수를 재차 강조했다. 금융위는 이날 빅테크·핀테크 업계가 참석한 실무 간담회에서 “혁신을 추구하더라도 금융규제와 감독으로부터 예외를 적용받기보다는 금융소비자보호 및 건전한 시장질서유지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한 번 더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간담회에는 네이버파이낸셜, 엔에이치엔페이코,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에스케이플래닛, 뱅크샐러드, 핀다, 핀크, 한국금융솔루션, 해빗팩토리, 핀마트, 팀위크 등 13개 업체 실무자가 참석했다. 금융위는 이에 더해 “위법소지가 있는데도 자체 시정 노력이 없는 경우에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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