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학교폭력.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광주 고교생 학폭에 극단선택

피해학생 목 졸려 기절하기도

학폭 피해 작년보다 0.2%p↑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1. 지난 6월 광주에서 한 고교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학생 11명 중 2명은 지난달 20일 퇴학처분을 받았다. 유가족이 제출한 동영상에는 피해학생이 교내에서 일부 학생들에 의해 목이 졸려 기절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또한 이를 본 가해학생들의 웃는 소리도 함께 녹음됐다.

#2.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숨진 학생의 학부모라는 글쓴이는 강원도 양구 소재 한 고교에 재학중이던 아들이 집단따돌림 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학습결손’을 막고자 등교 수업 확대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로 인해 학교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학생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집계 결과, 초·중·고 학생 100명 중 1명 이상은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실태조사 결과만 반복해 발표하는 것에 머물지 말고 학교의 어려움을 파악해 현장 중심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16개 시도교육감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2학기부터 응답 시점까지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학생은 응답자의 1.1%(약 3만 6000명)였다.

◆초등생 피해 작년대비 0.7%p 증가

지난 4월 5일부터 30일까지 4주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대상 학년 재학생 전체인 약 387만명 가운데 88.8%인 344만명이 참여했다. 피해를 당한 1.1%의 학생 비율은 지난해 조사(2019년 2학기부터 2020년 10월까지)보다 0.2%p 증가한 수치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가 2.5%, 중학교 0.4%, 고등학교 0.2%였다. 지난해 조사보다 초등학교는 0.7%p 증가했다. 다만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0.1%p, 고등학교는 0.06%p 감소했다.

학생 1000명당 피해 유형별 응답 건수는 언어폭력 7.4건, 신체폭력 2.2건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5건, 1.0건 증가했다. 집단따돌림(2.6건)과 사이버폭력(1.7건)은 작년 조사보다 각각 1.2건, 0.1건 줄었다.

피해 학생의 유형(중복선택)을 살펴보면 언어폭력이 41.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집단따돌림(14.5%), 신체폭력(12.4%), 사이버폭력(9.8%) 등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은 초등학교(42.7%)에서, 사이버폭력은 중학교(16.0%)에서, 집단따돌림은 고등학교(16.4%)에서 많았다.

이와 관련해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학교폭력 괴롭힘을 당했다’는 학생이 3만 6000여명에 달하고, 1만 2000여명의 학생이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있다’고 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는 실태조사 결과만 반복해 발표하는 데 머물지 말고 예방과 대응에 있어 학교의 어려움을 파악해 현장 중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 “방역 못지않은 대책 내놔야”

또한 교총은 “등교 확대에 따른 학폭 피해응답률 증가, 특히 초등생의 학폭 피해가 늘고 신체 폭력이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며 “9월 이후 점진적 전면 등교를 추진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증가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등교 확대와 전면 등교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방역 못지않은 맞춤형 학폭 예방 및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무엇보다 교과와 연계된 반복적 예방교육이 이뤄지도록 교사의 수업을 지원하고 학생 생활지도, 상담도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근무여건 조성과 교사 생활지도권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전문상담교사 확충 등을 통해 위클래스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정부와 교육당국의 학교폭력 예방, 근절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잇따른 학교폭력 사안과 이슈에 대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침묵할 게 아니라 민감성을 갖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근본적으로 담임교사가 학급을 관찰하고 학생 한명 한명을 좀 더 살필 수 있도록 교실 환경을 구축해 주는 것이 시급하다”며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에 정부, 국회, 교육당국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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