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코로나19 여신(대출) 상담창구의 모습 (출처: 뉴시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코로나19 여신(대출) 상담창구의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불과 3개월 만에 0.5%p 상승했다. 이는 은행이 대출금리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지표금리의 4배에 이르는 수치다. 정부로부터 가계대출 규제 압박을 받는 은행들이 가산·우대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를 시장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올리고 있다는 뜻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2.80∼4.30% 수준이다. 약 3개월 전 5월 말(2.35∼3.88%)과 비교해 하단과 상단이 각 0.45%p, 0.42%p 높아진 것이다.

이는 3개월 전 금리인 2.35∼3.88%보다 상단은 0.42%p, 하단은 0.45%p 높아진 것이다.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3.0%에서 4.05%(1등급·1년)로, 5월 말보다 상·하단이 모두 0.43%p가량 상승했다. 반면 주담대 지표금리인 코픽스(신규 취급액 기준)는 같은 기간 0.13%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신용대출의 지표금리인 금융채 1년물 민평금리도 0.935%에서 1.250%로 0.315%p 상승에 불과했다.

결국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금리 모두 지표금리 상승폭보다 크게 대출 금리를 올린 것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제한하기 위해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에 나섰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예상되면서 시장금리에 선제 반영된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은행들이 지표(기준) 금리에 자체 판단으로 더하는 가산금리를 더 올리거나 거래실적 등을 반영해 깎아주는 우대금리를 축소해 대출 금리를 높여온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선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 인상, 우대금리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새로 취임한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더 강한 가계대출 규제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 대출 금리 인상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오는 6일부터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0.2%p씩 더 높이기로 했다. 국민은행도 주담대 우대금리를 0.15%p 내렸다.

하지만 은행들이 가계대출 대응책으로 금리상승 카드를 꺼내 들면서 금융소비자들의 금리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대출 수요는 여전한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금융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만 늘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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