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출처: 뉴시스)

코로나 경시하다 작년 대선때 걸려 입원… 퇴임 직전 비공개로 접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맞지 않겠다는 의향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부스터샷 문제와 관련해 “나는 몸 상태가 좋은 것 같다. 아마 (부스터샷을) 맞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나는 나중에 이 문제를 들여다보겠다”며 “나는 이것(부스터샷)에 반대하지 않지만 아마 내게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미 당국은 오는 20일 시작되는 주(週)부터 백신 접종을 끝낸 지 8개월이 넘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놓겠다고 밝힌 상태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미국이 또다시 비상이 걸린 상태에서 공화당 지지층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트럼프가 부스터샷을 맞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이던 지난해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바이러스 위험성을 경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지침 준수보다 경제 정상화에 방점을 두는 행보를 보였다.

미국은 이후 확진자, 사망자 전 세계 1위라는 오명을 쓸 정도로 대유행이 심각한 지경에 빠졌는데, 이것이 트럼프의 지난해 대선 패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부부는 대선 선거일을 한달 가량 남겨둔 작년 10월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트럼프는 3일간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백신 접종 계획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지난 1월 20일 퇴임 직전 백악관에서 비공개로 첫 접종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접종 권고 차원에서 공개 접종을 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스터샷에 부정적 태도를 취한 것은 공화당 지지층을 의식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는 지난달 앨라배마주에서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연설 때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가 청중으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백신 접종에 대부분 우호적인 민주당 지지층과 달리 공화당 지지층의 경우 30~40%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하는 결과가 많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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