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6인 비수도권 8인 모임 허용 추석 대책 놓고 설왕설래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3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식당에 기존 거리두기 및 입장가능 인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추석 연휴를 포함해 오는 6일부터 10월 3일까지 한 달간 연장하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 사적 모임 예외 적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은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현행 4명이나 다음주부터는 수도권 등 4단계 지역 식당·카페·가정에서 6명까지, 3단계 이하 지역에서 모든 사적모임이 8명까지 가능하다. 4단계 지역 식당·카페의 매장내 영업시간은 오후 10시로 다시 1시간 늘어나는 등 방역수칙이 일부 완화됐다. ⓒ천지일보 2021.9.3

추석 연휴 1주일 간엔 전국 8인 모임 허용

“잘못된 신호 줄 수도” vs “더 풀어야” 대립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완화하는 가운데 그 효과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이 나오고 있다.

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현행 거리두기를 오는 6일 0시부터 10월 3일 밤 12시까지 4주간 연장하되 예방접종 완료자에 한해 사적모임 예외 적용 인원을 확대하는 등 일부 조치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 중인 수도권은 이번 조정을 통해 식당·카페·가정에 한해 백신접종 완료자를 포함한 6인까지 모임이 가능해진다. 다만 1차 접종자와 미접종자의 경우 종전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기존에는 거리두기 4단계 지역에선 사적모임이 오후 6시 이전 4인까지, 이후 2인까지 가능했고, 식당·카페의 경우 오후 9시까지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4인까지 사적모임이 가능했다.

3단계 이하를 적용 중인 비수도권은 기존에 모든 다중이용시설과 가정에서의 사적모임이 4인까지 가능했던 조치가 이번 인센티브 확대에 따라 접종 완료자를 포함하는 경우 8인까지 가능해졌다.

이렇게 기본적 조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시켰지만,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은 직계가족 모임을 최대 8명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집 밖 식당 단체 식사나 단체 성묘 등은 허용하지 않는다.

이 같은 방역조치를 두고 일각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예 인원 기준이 낮으면 만나지 말라는 신호로 해석돼 압박이 있겠지만, 8인 기준은 애매해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명절 기간 사적모임 8명이 넘지 않는지 일일이 단속하는 것도 힘들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등 지자체는 특별점검반을 만들어 명절 연휴 기간에도 계속 활동한다는 방침이지만, 가정 내 8인 기준을 확인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는 반응이다.

맹위를 떨치는 델타 변이에 국내에 상륙한 뮤 변이까지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너무 무른 대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순영 가톨릭 의대 명예교수는 SBS Biz에 출연해 “지금의 통제만으로도 사실 감소추세는 아니다. 미미한 감소추세인데, 이것이 완화됐을 때 과연 우리 국민이 이걸 어떤 메시지로 받아들일 것이냐”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국민 전체 이동량이 늘어난다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의 전파가 상당히 커질 수가 있겠다”고도 내다봤다.

이와 관련 국민은 이미 코로나에 적응해 거리두기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과 국회 국제보건의료포럼이 전날 공동으로 개최한 ‘지속가능한 K방역 2.0 준비’라는 주제로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는 “3차, 4차 유행 추이를 보면 거리두기에 따른 이동량 감소가 감염을 줄이는 효과가 사라졌다”며 “확진자가 늘어도 상업지역으로 이동량이 줄어드는 양상이 사라지고 있다. 폭탄이 쏟아져도 볼일은 본다”고 국민이 적응해서 사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7주째 이어지고 있는 23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식당에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또 4단계 지역에서 카페 음식점 등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하고, 편의점 오후 9시 이후 취식도 금지했다. 기존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 금지조치는 코로나19 백신접종자에 한해 4인까지 모임을 허용한다. ⓒ천지일보 2021.8.23

이런 상황에서 거리두기 단계 연장을 두고 불만도 쏟아진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자영업자들만 계속해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가”라며 “방역당국은 더 큰 확산을 방지하고 있다는 말장난으로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자영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해놓고 업종별 요구사항 및 환경 개선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방역당국의) 일방적 연장통보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형평성 없는 잣대로 자영업자들만의 희생을 여전히 강요하며 만길 낭떠러지로 밀어붙이는 행태를 더는 묵과할 수 없기에 우리는 배수진을 치고 반기를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자영업자비대위는 오는 8일 전국 동시 1인 차량시위 계획도 밝혔다.

자영업자들의 불만을 달래는 ‘위드 코로나’로 나아가면서도 감염 확산을 저지할 수 있는 건 결국 백신 접종뿐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추석 전에 전 국민 70%가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고위험군을 포함한 국민 50%가 2차 접종을 마치겠다고 목표를 잡았다.

현재 3일 0시 기준 인구대비 접종률은 1차 57.7%, 2차 접종 완료는 32.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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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영 기자 hongbo836@newscj.com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