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방세제 코너에 자연성분을 담은 제품들이 따로 전시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웰빙바람을 타고 천연주방세제가 다양하게 출시돼 판매되고 있다. 어느 브랜드의 제품이든 천연재료의 세척력을 강조하며 천연성분을 함유했다는 큼지막한 광고문구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사실상 천연성분의 세척능력은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다. 출시된 제품을 보면 옛날부터 설거지에 이용됐다고 알려진 쌀뜨물을 비롯해 각종 곡물과 매실, 숯, 블루베리, 과일류 등 종류도 다양하다.

흔히 천연세제라고 부르는 제품은 말 그대로 자연에서 나온 성분을 재료로 만들어야 한다. 계면활성제도 천연성분이기 때문에 그만큼 피부 자극이 적다. 천연계면활성제는 거품이 잘 안 나는 경향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 세제 판매가격도 높게 책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슈가버블’은 대표적인 천연세제로서 먼저 이름을 내기 시작한 브랜드다.

화학적 계면활성제가 아닌 사탕수수로 만든 천연계면활성제를 사용해 먹어도 몸에 해가 없는 제품으로 알려졌다. 향을 내기 위해 약간의 화학물질이 첨가되지만 원료 자체가 자연성분이라 타사 제품과 달리 날씨의 영향을 받으면 천연성분의 침전물이 생길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슈가버블 조준영 마케팅팀 이사는 “성분자체가 타사 제품들과 다르다”며 “천연성분만 쓰다 보니 거품이 잘 생기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시장점유율 38.2%(닐슨 조사 1~5월 누적)를 자랑하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천연성분 함유를 강조하며 가격대를 높인 ‘세이프 발아현미’ 등 세이프 제품군은 3% 내외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예전보다 향과 피부 건조함에 민감해지면서 천연주방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매출이나 점유율에 급격한 변동은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아름다운 주방세제’는 쌀, 팥의 세정력과 매실 등 천연성분 함유를 강조하며 2007년 유한양행에서 처음 내놓은 제품이지만 시장점유율은 아직 적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자연성분이 함유된 신제품은 출시와 함께 가격이 올라가지만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광고내용과 달리 함유된 쌀뜨물, 블루베리 등의 천연성분이 세척기능에 도움을 주는 정도는 아주 미미하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세정력은 계면활성제에 좌우되며 천연성분은 피부 보호 차원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천연성분의 함유를 강조하기는 하나 세정력은 기본적으로 화학적 계면활성제에 의존한다”고 전했다.

유한양행 김창수 홍보팀 차장은 “기본 세정력은 계면활성제에 의존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주방세제’의 경우 천연성분 때문에 가격이 높아진 것은 아니며 세제용기를 차별화한 결과, 용기가격 때문에 제품가격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차장은 “천연성분과 상관없이 코코넛유 등 천연계면활성 재료의 원가가 높아지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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