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중국 정부가 원저우 고속철사고 원인을 신호설비 결함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2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안루성 상하이 철도국장은 이날 오전 원저우에서 열린 국무원 사고조사팀 전체회의에서 신호 설비 및 관제 시스템 결함이 이번 고속열차 추돌 참사를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사고 원인이 천재지변에 의한 고속열차 고장이라고 발표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뒤바뀐 것으로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또다시 의심받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신호ㆍ관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옴에 따라 이번 사고가 ‘인재(人災)’라는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안 국장은 원저우 남역의 신호 설비 설계에 중대한 결함이 있어 벼락을 맞고 고장이 난 뒤 붉은 신호등을 켜야 할 구간에서 녹색 신호등이 잘못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사고 구간을 관리하던 원저우 남역의 당직자는 신호등 고장 사실을 알아채지 못해 적절한 조처를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신호 설비는 베이징의 한 연구소가 설계한 것으로 지난 2009년부터 생산돼 현장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그는 “이번 사고는 설비 품질과 철도 부문 인력의 자질, 현장 통제 능력 문제 등이 복합돼 나타난 것으로 중국 철도의 안전 관리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사고 직후 중국 당국은 항저우에서 푸젠성 푸저우로 향하던 둥처 D3115호가 벼락을 맞아 동력을 상실하며 경보 시스템까지 파손돼 이를 모르고 뒤따라오던 베이징발 푸저우행 둥처 D301호가 앞 열차를 들이받아 생긴 사고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조사 결과 경보 시스템은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네티즌들은 사망자가 39명이라는 정부의 공식 발표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이번 사고에 대한 정부의 각종 발표에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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