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천주교 전주교구 홈페이지)
(출처: 천주교 전주교구 홈페이지)

윤지충 바오로·권상연 야고보·윤지헌 프란치스코

230년만에 발견…  전주교구 “기념비적 사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 천주교 역사상 첫 순교자들의 유해가 230여년 만에 발견됐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1일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신유박해 순교자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를 200여년만에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유해는 올해 3월 전북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에 있는 초남이성지의 바우배기에서 성역화 작업을 하던 관련 당국에 의해 발견됐다.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는 1791년 12월 8일 전주 남문밖(현재 전동성당 터)에서 참수형에 처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1790년 조선 로마 가톨릭교회에 제사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이를 따르고자 집안에 있던 신주를 불태우고 천주교 신앙을 지켰다. 1791년 어머니가 죽자 위폐를 태우고 천주교식 장례를 치렀다가 체포돼 사형을 당해 한국 천주교 사상 첫 순교자가 됐다.

윤지헌 프란치스코는 윤지충 바오로의 동생으로 10년 후에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했다. 세 사람 모두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복됐다.

이번에 유해가 발견된 장소는 전라도 천주교 발원지라고도 불리는 ‘초남이성지’다. 전주교구는 이곳을 성역화하는 과정에서 10기 무연고분묘에 대해 개장공고를 했다.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은 8개의 묘 중 2개의 묘에서 유해와 함께 ‘백자사발지석’을 발견했다.

지석은 죽은 사람의 인적 사항이나 무덤 소재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지석이 각각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의 인적 사항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묘지와 출토물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통해 묘소 조성 연대, 출토물의 연대가 두 복자가 순교한 1791년과 시기가 부합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해부학적 조사, Y염책체 부계 확인검사(Y-STR)등에서도 각각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의 유해가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유해 분석 과정에서 ‘참수’와 ‘능지처사형’의 흔적도 발견되기도 했다.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의 유해 목뼈 부분과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목뼈, 양쪽 위팔뼈, 왼쪽 대퇴골에서 날카로운 도구로 자른 예기 손상이 확인됐다.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는 담화문에서 “순교자들의 피를 밑거름 삼아 성장해온 우리 교회가 순교역사에서 첫 자리를 차지하시는 분들의 유해를 비로소 찾았다”며 “유해 발견은 실로 놀라운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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