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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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만나서 나누는 이야기의 절반 이상은 아이들 이야기다. 다들 엄마가 처음이다 보니 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의욕만 앞서지, 어떻게 해야 아이를 잘 키우는지 방법을 모르니 정보를 교환하는 차원이다. 아이가 성인이 된 후에야 비로소 내 양육이 정답인지, 오답인지 알 수 있으니 양육 중인 엄마라면 누구나 답답하다. 잘못 키웠다고 아이를 뱃속에 집어넣어 다시 태어나게 해 키울 수 없으니 육아는 가장 큰 모험이다.

아이들은 럭비공 같다. 해달라는 거 다 해주고, 대화나 소통에 아무런 문제 없이 관계 형성을 했다고 자부해도 아이는 엄마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가지 않는다. 어쩌다 아이가 어긋나면 엄마는 큰 상처를 받는다. ‘내 육아법이 어디서, 어떻게 잘못된 거지?’라고 생각해봐도 정답을 모르니 궁금하고 답답하다. 이런 엄마라면 ‘진작 아이한테 이렇게 했더라면’이라는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에는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덜 후회하도록, 아이와 잘 지내는 현실적인 방법과 생생한 사례가 나온다.

육아를 후회 없이 하긴 불가능하다. 엄마와 아이가 서로 상처 주고, 상처받는 아픈 시간은 누구나 있다. 다행히 서로 상처를 어루만져주면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속담처럼 관계가 더 단단해진다. 필자는 엄마의 사랑을 많이 못 받았다. 그래서 ‘엄마’라는 단어를 듣고 엄마가 해준 ‘맛있는 집밥’과 ‘엄마의 희생’을 떠올리는 사람이 부럽다. 엄마는 무한대의 사랑을 주며 자식에게 따뜻하고 포근한 이미지로 남아야 성공한 육아다.

육아에 정답은 없지만, 최대한 현답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대부분 엄마는 아이에게 너무 많은 걸 주려다 상처받고 후회한다. 아이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사랑으로 포장한 훈육은 관계만 악화시킨다. 엄마가 사랑을 주는 방법으로 아이를 관심 있게 관찰하는 몸 맞춤,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시선을 일치시키는 눈 맞춤, 아이의 마음을 살펴 알아주는 마음 맞춤 3단계의 방법이 있다. 엄마는 몸, 눈, 마음으로 아이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노력하라는 의미다.

몸 맞춤은 엄마의 시선을 아이의 몸에 두는 걸 의미한다. 아이의 몸과 행동을 관심 어린 눈으로 관찰하는 것으로 아이의 존재에 관한 관심이다. 눈 맞춤은 엄마의 시선을 아이의 눈에 두는 것이다. 엄마와 아이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시선을 일치시키는 걸 의미한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친근감이나 친밀감의 표현으로 눈을 맞추며 행복함을 느끼는 과정과 같다. 마음 맞춤은 엄마가 아이의 마음과 하나가 돼 친구처럼 공감하는 소통을 의미한다. 아이의 말투나 표정에서 아이의 마음 상태와 공부, 학교생활, 친구 관계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할 때 행위만 보지 말고 이유를 먼저 파악한 후 아이와 같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필자도 어릴 적 학교 가기 싫어 구멍가게 하던 엄마의 돈통에 손을 대다 혼이 많이 났다. 학교가 싫어 밖에서 놀기 위한 돈이 필요하니 매를 맞아도 도벽은 없어지지 않았다. 전학 가며 학교에 재미를 붙이게 되고, 스스로 나쁜 행동으로 반성하게 돼 도벽이 없어졌다. 문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체벌로는 나쁜 버릇이 고쳐지지 않는다. 나쁜 행동을 하게 된 동기나 마음을 살펴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해야 한다.

오락실의 두더지 게임처럼 아이는 자라면서 수많은 문제 거리를 만든다. 두더지가 튀어나올 때마다 “어떡해? 어떡해?”만 외치고 있으면 좋은 점수를 못 얻는다. 아이가 만들어내는 문제마다 엄마가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튀어 오르는 두더지를 때려잡듯이 문제마다 최선을 다해 집중해야 한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아이들이 언제 컸나 할 정도로 성인이 돼 있다. 양육할 때 시간은 힘들고 어려워 시간이 늦게 가지만, 지나 보니 그 시간이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다. 그때 초보 부모가 도움받을 수 있는 책이라도 있었으면 더 잘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를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는 게 가장 성공한 육아다. 그러려면 엄마 스스로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 엄마의 자존감은 원만히 사랑하는 부부관계에서 나온다. 행복한 가정에서 사랑받는 엄마를 보며 크는 아이는 행복감을 느끼며 자존감이 성장한다.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느끼고 배운다. ‘아직 어리니 조금 더 크면 그때 하지’라고 생각하면 이미 늦다. 사랑하는 부모 밑에서 사랑받고 자란 아이가 사랑을 나눠줄 줄 아는 아이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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