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 잘못된 길” 발언한 은성수… “누군가는 해야 할 이야기”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이임식을 끝으로 2년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가상화폐 투자와 공매도 이슈로 여론에 뭇매를 맞았던 것에 대해선 “욕 안 먹고 정책할 수는 없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은 위원장은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 앞서 가상화폐 이슈와 관련해 국민청원의 대상이 된 점에 대해 “많은 분이 분노했다는 것이니 개인적으로 유쾌한 일은 아니었지만 (분노를) 이해한다”고 운을 뗐다.

앞서 지난 4월 은 위원장은 가상화폐 투기 열풍에 관련해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가 있다. 금융당국의 가상화폐 규제와 이어진 은 위원장의 발언으로 그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돼 20만명이 넘는 찬성을 받았다.

그는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된 데 대해 누군가, 언젠가는 얘기해야 하는 것이었고 마침 정무위에서 질문이 나왔기에 대답했다”며 “표현을 경솔히 한 것은 인정하지만 꼭 당부하고 싶었다”고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답변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공매도와 관련해선 “공매도는 어차피 시장이 개방돼 있으니 우리나라만 공매도를 금지할 순 없었다”며 “가상자산도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좋은데 누군가는 손실보는 거고 그 손실을 줄이는 과정서 욕을 많이 먹었다”고 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한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그는 “전세계적인 팬데믹에서 ‘175조원 플러스 알파’의 역대급 규모의 금융안정대책으로 시장 불안을 조기에 잠재웠다”고 자평했다.

이어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대응으로 자영업자·중소기업은 유동성 고비를 넘길 수 있었고, 기간산업 연쇄도산, 대규모 고용불안을 막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최근 은행권을 압박하며 고강도 관리에 나선 가계부채에 대해선 “다 총론에서 동의를 하는데, 가계부채를 줄여야 하는 것을 언론이 다 지적한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아직도 계속되는 것에 대해서는 공직자로서 미안한 마음”이라며 머리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