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미시시피주 핸콕카운티의 베이세인트루이스를 강타한 가운데 고속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잠겨있다. (출처: 뉴시스)
29일(현지시간)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미시시피주 핸콕카운티의 베이세인트루이스를 강타한 가운데 고속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잠겨있다. (출처: 뉴시스)

코로나 확산에 허리케인 덮쳐

루이지애나 석유 생산 95% 감소

[천지일보=이솜 기자] 허리케인 아이다가 2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하며 폭우와 강풍이 발생해 62만명의 전기가 끊기고 수십만명이 대피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날 아이다가 시속 241㎞의 바람을 동반한 4등급 허리케인으로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아이다는 시속 201㎞의 바람을 동반한 3등급 허리케인으로 격하됐으며 폭풍의 중심은 뉴올리언스에서 남서쪽으로 48㎞ 떨어진 곳에 있었다. 아이다는 시속 16㎞의 속도로 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이다는 현재 작년 발생한 허리케인 로라와 함께 1856년의 허리케인을 마지막으로 주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풍으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는 5번째로 강한 허리케인이다.

폭풍의 궤도와 강도는 이 지역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폭풍우로 인해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뉴올리언스 주변에 보강된 제방과 펌프, 방어 시설에 무리가 갈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미국 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씨름하는 루이지애나의 병원 시스템은 이미 압박을 받고 있다.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며칠과 몇 주가 우리 주에게 매우 어려운 시간이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올리언스와 인근 도시에서는 98만명 이상이 이날 밤까지 홍수에 대한 경고를 받았다.

이날 저녁 미국 정전피해 집계 사이트 파워아웃티지(Poweroutage)에 따르면 현재 뉴올리언스에서 15만명을 포함해 루이지애나 전역에서 61만 9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정전을 겪고 있다.

국립기상청 기상학자 케빈 길모어는 폭풍이 상륙하면서 멕시코만 그랜드 아일에서 강풍으로 지붕이 뜯겨 나갔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기상 당국은 아이다가 포트 포천에서 오션 스프링스까지 이 지역에 폭풍해일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어떤 곳에서는 만조 때 5m에 달하는 높이까지 물이 차오를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뉴욜리언스의 거리에는 시속 112㎞ 정도의 무서운 돌풍이 몰아쳤다. 주민들은 거의 거리에 나오지 않았으며 차량들도 보이지 않았다.

29일(현지시간)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한 가운데 뉴올리언스에서 한 남성이 강풍을 맞으며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29일(현지시간)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한 가운데 뉴올리언스에서 한 남성이 강풍을 맞으며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많은 이들에게 이 폭풍은 카트리나가 2005년 일으킨 죽음과 황폐화를 상기시켜줬다. 카트리나는 1833명의 사망자를 내고 1천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카트리나 상륙과 비교했을 때 주민들은 아이다에 대한 준비를 단단히 했다. 인프라 담당 행정차장 램지 그린은 AP통신에 카트리나 이후 제방 시스템이 대대적으로 정비됐다고 밝혔다.

뉴올리언스와 루이지애나 주도인 배턴루지 사이의 10번 고속도로 인근 지역은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아이다가 이곳을 통과할 때는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렉 랭글리 루이지애나 환경품질부 대변인은 1500개 이상의 정유 공장, 화학 공장 및 기타 민감한 시설과 접촉했으며, 보고된 오염 누출이나 석유 유출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의 17개 정유 공장은 미국 정제 용량의 거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두 개의 액화천연가스 수출은 미국 전체 수출량의 약 55%를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 회사인 S&P 글로벌 플랫츠에 따르면 아이다가 상륙하면서 걸프 해안 지역의 석유와 가스 생산의 95%가 중단됐다.

루이지애나에는 두 개의 원자력발전소가 있는데 하나는 뉴올리언스 인근이고 또 하나는 배턴루지에서 북서쪽으로 약 43㎞ 떨어진 곳에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다의 상륙에 앞서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주에 비상사태 선언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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