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코로나는 감기“란 교인들의 말 뒤엔 누가 있을까
[종교+] “코로나는 감기“란 교인들의 말 뒤엔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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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거리에서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되는 주일예배를 시청하며 기도하고 있다.앞서 사랑제일교회는 성북구청의 시설폐쇄 명령이 이뤄진 뒤 첫 주말인 지난 22일 교회 대신 서울역과 서울시청, 광화문 일대에서 야외예배를 강행했다. 이에 서울시는 전광훈 목사 등 교회 관계자 4명을 방역지침 위반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천지일보 2021.8.29
지난달 29일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거리에서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되는 주일예배를 시청하며 기도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코로나는 감기, 감기야, 독감만도 못해.”

지난달 22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야외 예배가 진행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만난 한 60대 교인은 본지와의 대화에서 “정부가 사랑제일교회를 탄압하기 위해 사기방역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인식은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었다. 예배 현장에 모인 일부 교인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마스크를 내린 채 도시락을 나눠먹는 모습이었다. 자칫 확진자가 있었더라면 아찔한 순간이었다. 지나던 시민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마스크를 여미며 길을 지나기도 했다.

이날 사랑제일교회 야외 예배 현장에서 만난 교인들의 인식 배경에는 바로 이들이 따르는 전광훈 목사의 말이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전 목사는 그간 예배 설교나 기자회견에서 “감기 수준인 코로나19를 가지고 정부가 교회를 탄압하고 있다”는 주장을 수차례 해왔다. 지난 20일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정부가 감기 수준인 코로나를 가지고 국민 기본권을 통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목사의 주장은 유튜브 매체인 고성국TV가 진행한 이왕재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의 주장을 인용한 것이다. 이 교수가 당시 방송에서 말한 취지의 내용은 이렇다. “감기를 겁낼 필요가 없는 것처럼 코로나도 겁낼 필요가 없다. 요즘은 하루에 코로나19로 죽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8월 15일 기준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무려 436만명이 넘는 사람이 숨졌다. 국내의 경우 22만 4000명가량이 확진돼 2156명이 사망했다. 코로나는 감기와 달리 치료제도 아직 없다.

목사의 주장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는 교인들의 모습은 한국교회 목회자의 권위가 절대적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특히 전 목사는 신도들에게 ‘선지자’로 대표되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렇다 보니 ‘선지자’ 목사의 말이라면 그대로 따라야 하는 인식이 해당 교회 교인들 사이에 자리 잡았다. 전 목사는 광복절 주일 설교 중 “내 설교를 심사위원장으로 들으면 안돼요. 그냥 유치부 애처럼 들어야지 . 여러분들이 내 설교에 심사위원장 될만한 자격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은 전 목사의 권위가 교회 안에서 얼마나 절대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제는 목회자나 교회를 향한 교인들의 맹목적인 믿음이 자칫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A교회에서는 “소금물이 바이러스 소독에 좋다”며 예배에 참석하는 135명 신도들의 입에 소금물을 뿌렸다. 이 과정에서 분무기를 소독도 하지 않은 채 분사해 결국 이로 인해 교회에서 6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또 지난 10월~11월 경북 상주 BTJ열방센터에서 대규모 행사를 진행해 집단감염을 불러왔던 선교단체 인터콥의 대표는 과거 다수 교회를 찾아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노예가 된다”는 등 음모론을 펼쳐왔던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면서 교계 안팎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목회자란 권위를 가지고 신도들의 믿음을 악용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 인천에서는 한 교회 목사가 백신 관련 허위 정보가 담긴 벽보를 스티커 형식으로 제작하고 1만장을 교회에 비치해 신도들이 가져가 부착하도록 방조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A4 용지 한 장짜리인 이 벽보에는 ‘백신에 칩을 넣어 조종당할 수 있다’ ‘백신을 맞으면 죽을 수 있다’ ‘백신 부작용은 전신경련, 사지마비, 심정지’ 등 허위 내용이 적혀 있었다. 조사 결과 A씨는 대전에서 목회활동을 하는 목사였고 B씨는 A씨가 출연한 방송을 보고 A씨 교회에 안수기도를 받으러 간 교인이었다. B씨는 A씨 교회에 비치된 벽보 33장을 챙겨 와 주거지 인근에 부착했다고 한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정부의 방역을 교회 탄압을 위한 사기방역이라 규정하고 향후 주일 야외예배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교계 내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대면예배를 고집하는 교회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충구 전 감신대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바보같은 목사들이 좌파정권 운운하며 마치 현 정권이 기독교 예배를 핍박한다는 덜떨어진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런 소리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코로나 이전을 기준으로 신앙 생활을 요구하는 목사는 생명을 담보로 종교를 지키려는 어리석은 목사”라며 “대면 예배는 최소화하고 줌 예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신자들의 건강과 생명를 지키기 위하여 새로운 정황과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여 대처하는 것은 불신앙이 아니라 지혜로운 일”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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