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운선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8
박운선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시장 이해를 위해 ‘진보’ 알아야”

‘최순실 게이트’로 정권 잡은 정부

실패 원인, ‘타이밍과 돌발 정책’

“진보 순기능 있어 다방면으로 봐야”

“현 정부서 집값 하락 가능성 적어”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현 정부는 진보의 색깔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적으론 집값도, 금리도, 전셋값도 다 올랐고, 서민들이 살기 힘들어지게 만든 실패한 정책을 펼쳤습니다.”

박운선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는 현 정부가 이끌어온 부동산시장에 대한 견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진보’의 생각이 담긴 현 정부의 시장 운영

박 교수는 현재 부동산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선 “진영 논리에 대해서도 이해가 필요하다”며 “현 정부의 ‘진보’에 대해서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을 포함해 노무현 정부, 김대중 정부 등 진보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보통 집값이 오르는데, 진보는 오른 집값에서 세금을 거둬 이를 복지에 활용하는 정책을 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진보 성향을 지닌 현 정부가 정권을 잡으면서 의도적으로 집값을 키웠고, 여기서 세금을 거둬 복지에 사용하는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갑작스러운 정권 이양으로 실패한 정책

박 교수는 “정부가 집값을 올리고 세수를 많이 거둬, 이 돈을 주택 공급에 사용했다면 결국은 집값도 잡히고, 정권 유지도 됐겠지만 그렇지 않았다”면서 “결과적으로 정부의 정책은 실패”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의 정책이 실패한 원인에 대해선 준비기간이 적었던 것을 꼽았다. ‘최순실 게이트’라는 사상 초유의 정치스캔들로 준비가 안 된 현 정부가 갑자기 정권을 잡게 되면서 실수가 잦았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가 주택 공급은 100%이며 ‘다주택자’가 문제라고 화살을 돌렸지만, 실상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주택이 적은 것이 문제였다.

박 교수는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원하는 주택 수준도 높아져 공급이 100%가 되긴 불가능하다”면서 “공급이 항시 부족하고 이어져야 했지만,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집값이 지나치게 오르자 정부가 돌발 정책을 남발하면서 신뢰를 잃게 된 것이 실패하게 된 영향”이라면서도 “이에 부동산 불패 신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운선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의 집값 상승의 원인은 부자들이 갈 데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8
박운선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의 집값 상승의 원인은 부자들이 갈 데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실패한 부동산 정책, 다방면서 봐야”

그는 “정부가 정책을 잘 짰지만, 지난 8년 동안 집값이 올랐고,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 타이밍을 놓치면서 결국 야당이 이를 문제 삼아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이 내년 3월 9일로 정해진 가운데 박 교수는 “후보들이 해야 할 말은 전체적으로 비슷할 것”이라며 ▲집값을 내리고 ▲주택 공급을 늘리고 ▲임대차법을 완화하고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정책에는 실패했지만, 여러 방면에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보는 집값을 올리지만, 여기서 세금을 거둬 복지에 사용해 ‘자산 순환 기능’이 있다. 또 이들의 원래 계획은 오른 집값의 세수를 주택 공급에 투자해 ‘집값을 낮추는 것’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현 정부는 진보의 색깔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결과적으론 집값도, 금리도, 전셋값도 다 올랐고, 서민들이 살기 힘들어지게 만든 실패한 정책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집값 거품, 적어도 1~2년은 유지될 듯”

집값 거품이 곧 꺼질 것이란 의견에 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 교수는 “금리가 이달부터 인상되고 이후 10월에는 2차로 요동칠 전망이다. 다만 치솟은 집값이 현 정권에서 떨어질 가능성은 적고, 1~2년까지는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박 교수는 “집값이 오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코로나19 지원금 등으로 현재 돈이 시중에 지나치게 풀려있는 것이 영향을 줬을 수 있다”면서 “이런 유동 자금들은 부동산 쪽으로 많이 흘러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이 역대로 적은 탓에 집값이 많이 올랐다”며 “민간이나 공공이나 1~2년은 현재의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돈이 시장에 많이 풀려 집값을 올렸고, 여기에 정부가 주택 공급을 더디게 추진하면서 아파트가 부족해 집값 상승을 가속했다는 것이다. 또 현재 정부가 공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급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림으로 단기간에 집값이 내려갈 일을 없을 전망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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