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우 옛집 안채 ⓒ천지일보(뉴스천지)

유작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집필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에는 시민문화유산 1호 문화재가 있다. 평생을 우리 문화유산과 박물관을 위해 살았던 혜곡(兮谷) 최순우가 1976년부터 1984년까지 거주한 주택이다. 이곳을 사람들은 ‘최순우 옛집’이라 부른다.

1916년 개성에서 태어난 최 선생은 개성 송도고등보통학교를 졸업했다. 1943년 개성 부립박물관에 입사했으며, 2년 후 서울국립박물관으로 전근해 보급과장을 거쳐 미술과장, 수석학예연구관, 학예연구실장을 지냈다. 그는 1974년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재직했다.

▲ 생전 최순우 선생 사진과 유품 전시물 ⓒ천지일보(뉴스천지)
최순우 선생이 반평생 살았던 이곳은 그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집필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한평생 문화재와 한국 전통미술에 대한 애착으로 살아온 그는 한국의 도자기, 전통 목공예, 회화사 부분에서 많은 학문적 업적을 남겼다. 대표작인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는 회화, 도자, 조각, 건축 등 한국 미술의 전 영역에 걸친 작품 120여 점이 담겨 있다.

그는 책에서 달항아리를 보고 ‘너무나 욕심이 없고 순정적이어서 마치 인간이 지닌 가식 없는 어진 마음의 본바탕을 보는 듯 하다’ ‘그 어리숭하게 둥근 맛을 어느 나라의 항아리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데서 대견함을 느낀다’ ‘잘생긴 며느리 같다’고 표현하는 등 예술과 전통을 대중들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글로 정리했다.

최 선생의 혼이 담긴 성북동 자택은 ‘성북동 가옥 구조 개편’으로 붕괴될 위험에 처했었으나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시민들의 모금으로 존립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부분 복원을 거쳐 등록문화재 제268호로 지정받았으며 시민문화유산 1호라는 영예도 안았다.

집은 트인 ‘ㅁ’자 평면의 전형적인 경기지방 한옥양식 주택이다. ‘최순우 옛집’ ‘재단법인 내셔널트러스트문화유산기금’ ‘혜곡최순우기념관’ 표지판이 붙여진 대문을 통과하면 현재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사용하고 있는 개조된 사무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또 대문에서 정면으로 사랑방이 마주하며, 사랑방 우측으로 안방과 건넌방이 마련돼 있다. 방에는 그의 유품과 저서 등이 전시돼 있다.

최순우 옛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안채 뒤쪽으로 펼쳐진 마당 겸 뜰이다. 다양한 꽃과 나무가 심겨져 있었는데, 생전에 최 선생이 이 수많은 종류의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며 정신을 가다듬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현재 혜곡최순우기념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최순우 옛집은 화~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뒷마당의 장독대 풍경(왼쪽)과 안채 뒷마당에 활짝 핀 꽃(가운데), 담장(오른쪽)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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