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어린이날인 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이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어린이날인 5월 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이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결핵 이후 침 뱉기 규제하고 스페인독감 이후 기침 예절 강조”

“코로나도 악수 줄어들고 마스크 일상화하는 변화 있을 것”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2년 가까이 장기화하면서 전방위적 방역조치를 줄이고 체계를 위·중증 환자 관리로 바꾸는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에 대한 언급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위드 코로나가 기존에 알던 일상으로의 복귀가 아닌 전혀 다른 무언가일 수도 있다고 본다.

2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우리가 ‘위드 코로나’를 고민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 일상의 의미는 방역 측면에서 보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예를 들어 인류는 지난 1890년대 이후에야 결핵 유행을 겪으면서 거리에서 침 뱉기를 규제하기 시작했다”며 “당시부터 환기가 강조돼 건물에 창문이 늘어났고, 1918년 스페인독감 이후부터 마스크 그리고 기침 예절이 강조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기억하시다시피 지난 2015년 의료기관 중심으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한 이후에 입원환자의 면회시간이 제한된다든지 간병체계가 변화된다든지 하는 각종 의료안전대책이 본격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브리핑하는 권준욱 부본부장. (출처: 연합뉴스)
브리핑하는 권준욱 부본부장. (출처: 연합뉴스)

그러면서 “코로나19도 마찬가지로 변화된 일상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즉 인류가 감염병을 거치며 전에 없던 새로운 행위를 생활양식으로 익혀 나간 것처럼 코로나19 이후도 새로운 생활양식이 인류 가운데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그 첫 번째 예로 권 부본부장은 악수가 줄어들고 자발적인 마스크 착용이 늘어나는 식으로 관습의 변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전까지 인류가 손을 맞잡는 것으로 예의를 표했다면, 이젠 서로에게 감염원을 전달할 수 있는 악수보단 다른 방식의 인사가 보편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자발적 마스크 착용은 지금까지 마스크를 빨리 벗는 것이 방역의 성공이라고 거론됐지만, 장기간 마스크에 적용된 사람들이 감염 예방을 위해 이젠 스스로 마스크를 찾을 수 있다는 취지다.

그다음으로 권 부본부장은 생활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아프면 출근이나 등교를 하지 않는 것 그리고 공공장소의 출입구에는 손 세정제가 비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세정제는 이제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코로나19 이후에도 공공장소에선 손 세정제가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광복절 연휴 마지막날인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을 찾은 한 시민이 어린이용 킥보드를 타는 딸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1.8.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광복절 연휴 마지막날인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을 찾은 한 시민이 어린이용 킥보드를 타는 딸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1.8.16

질병 시 출근·등교를 하지 않는 행위는 실제 아직 많은 기업·기관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현재로도 잘 지켜지지 않는 곳도 많다는 점에서 실제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을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셋째로 권 부본부장은 국제적 규제 강화를 예상했다. 야생 식용 동물시장에 대한 규제가 착수될 것이라는 게 권 부본부장 생각이다.

실제 코로나19 유행이 최초로 시작된 중국 우한의 야생동물 시장은 코로나19 발병의 근원으로 끊임없이 지목되는 중이다. 지난 25일 미국의 정보기관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코로나19의 근원을 찾을 수 없었다고 보고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많은 이들은 우한의 시장을 유력한 코로나19 진원으로 의심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백신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통제되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돌아가야 할 일상, 즉 코로나 이후에 변화될 일상은 좀 더 건강하고 안전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이전으로 그대로 간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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