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4월 23일(현지시간) 헤글리그 지역 전투에서 승리한 수단 군인들이 환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2012년 4월 23일(현지시간) 헤글리그 지역 전투에서 승리한 수단 군인들이 환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의료·교육 분야에서 봉사해 온 천주교 수녀들이 무장괴한들의 습격을 받아 수녀 2명이 사망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이 수녀들은 주바대교구 성심수녀회 소속으로 지난 16일(현지시간) 남부도시 토리트에서 열린 교구 행사에 참석한 후 버스 편으로 수도 주바로 가던 중 고속도로에서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 괴한들은 버스에서 내려 숲으로 달아난 수녀들까지 쫓아가 총을 쐈고, 이 공격으로 수녀 2명이 사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희생자들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추기경이 서명한 서한에서 교황은 “잔혹한 공격”이라 비판하며 “그들의 희생이 이 지역의 평화와 화해, 안보를 앞당길 것을 믿는다. 그들의 영원한 안식과 그들의 상실을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두 수녀의 유해는 20일 주바의 성 테레사 대성당에 안장됐다.

남수단은 현재 종족 갈등과 폭력 등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국제원조구호기구(CARE International)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남수단은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세계에서 구호 활동을 하기에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하나로 전락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의회 보고서 발표에서 잔혹 행위를 일삼는 국가로 중국, 미얀마, 에티오피아, 시리아 등과 함께 남수단을 포함했다. 로잘린드 크로우터 CARE 남수단 국장은 “독립 10년이 지난 지금, 남수단은 사상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수단은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권 민족 북부와 기독교·토착신앙을 믿는 아프리카계 흑인으로 구성된 남부가 50년이 넘는 오랜 시간 투쟁을 벌인 끝에 하나의 국가로 독립된 나라다. 그러나 내전이 수습되지 않은 채 하나의 국가로 독립돼 공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독립 직후부터 정파 간 분열과 종족 갈등이 지속됐고 2년 후에는 내전이 발발, 이 전쟁으로 남수단에서만 5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500만명에 이르는 피난민이 생겼다.

남수단의 한 가톨릭 신자는 미션뉴스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세력이 남수단을 침공하고 있다”며 “그들은 남수단이 전략적 장소이며 이슬람이 아프리카 전역에 진출하도록 아프리카로 가는 관문이 될 것이라 말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이슬람 지도자들이 여러 이슬람 국가에서 자금을 동원해 남수단으로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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