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아프간인 380여명 입국에 시민들 “도의적·국제관계 차원서 당연해”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윤혜나 인턴기자] “다른 나라는 난민도 받아준다는데, 우리나라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입국시키는 일을 반대할 이유가 없지요. 어려움에 빠진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적극 찬성합니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대혼란 상태인 아프가니스탄에서 과거 한국 정부와 협력했던 아프가니스탄인 380여명이 내일(26일) 한국군 수송기 편으로 입국하는 가운데 이 소식을 들은 김귀순(가명, 68)씨가 이같이 말했다.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26일 입국하는 이들은 수년간 주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관, KOICA,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에서 근무한 바 있다. 정부는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에 도착하면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머물 예정이다. 진천 시설에 머무는 기간은 6주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역에서 만난 시민들은 한국 정부를 도운 아프가니스탄인이 입국하는 것에 대해 대체로 찬성했다. 다만 극히 드물게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는 김철규(가명, 23) 상병은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는 게 맞다”며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 아직 있지도 않은 일들을 가지고 이들을 받아 주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못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가격리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열차를 기다리던 회사원 김영일(가명, 37)씨도 “도의적인 차원에서나 국제관계로 봤을 때 도와주는 것이 마땅하다”며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일이다. 오히려 도와주지 않는다면 먼 훗날 국제 관계에서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한성진(가명, 50대, 남)씨도 “많은 국가들이 6.25 전쟁 때 등 과거 우리나라가 어려웠을 때 지원해준 것처럼, 하나의 지구촌 공동체 사회로서 우리도 그들의 생명을 보호해줄 수 있는 터를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프간인을 수용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면서 걱정 섞인 반응도 나왔다. 대전에 거주하는 박영춘(가명, 70대, 남)씨는 “함께 협력했으니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수용했을 경우 탈레반에서 한국을 ‘테러하지 않을까’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김민지(30, 여)씨 또한 마음으로는 수용하는 것에 찬성한다면서도 “제대로 된 대책이 안 된 상태에서는 오히려 피해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아프간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과는 달리 아예 반대 입장인 경우도 있었다. 대학생 주현수(24, 남)씨는 “우리랑 다른 사람들이라고 느껴진다”며 “한국 사람은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하거나 여러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 것 같아 무섭다”고 말했다.

네이버 댓글에도 “이슬람 사람들은 율법이나 종교의식 자체가 강하다” “문화권 자체가 달라서 들어오면 분명히 사회적 문제 및 범죄 등이 급증할 수 있다” “입국을 찬성하는 시민단체의 가정에서 이들을 받아줘라” 등의 비판이 달렸다.

맘카페에서는 “아프간 여자와 아이들이 매우 안타까운 건 맞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무조건 받아줘야 할 이유는 없다”며 “국민들 의견은 수렴하지 않는 것이냐”는 주장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