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출처: 연합뉴스)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출처: 연합뉴스)

4차 대유행에 제조업↓

서비스업, 휴가 특수↑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여름 휴가철 여행 수요가 늘면서 도소매업이 호황을 보였다. 반면 조업일수 감소와 코로나19 재확산 타격으로 제조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우리나라 기업 체감 경기가 두 달 연속 제자리 걸음을 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업황 실적 BSI는 7월과 같은 87을 기록했다. 지수는 지난달 5개월 만에 떨어진 뒤 2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수치다.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달 조사는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2814개 기업(제조업 1634개, 비제조업 1180개)이 설문에 답했다.

업종별로 제조업 기업은 업황 경기가 나빠졌다고 봤지만, 비제조업은 경기가 개선됐다고 봤다. 제조업 업황 BSI는 95로 전월보다 2p 하락했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81로 오히려 2p 올랐다.

제조업 체감경기가 부진한 데는 여름 휴가철 조업일 수 감소 등의 영향이 컸다.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기타 기계·장비가 10p 하락했고, 완성차 업체 조업 감소로 자동차가 8p 낮아졌다. 전자부품 수요가 둔화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도 3p 하락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 가운데 완성차 업체의 휴가철 조업일수가 감소했고, 전자업체의 경우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부품업체 가동 중단으로 중간재 수급 차질도 겪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비제조업 BSI가 상승한 것은 가정 내 생활시간이 길어지면 식료품이나 가구 소비가 늘었고, 휴가철과 적은 강수량의 영향으로 여행용품, 주유소, 휴게소, 산림공원. 골프장 등의 매출이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제조업 세부 업종을 보면, 전방산업(건설) 수요 둔화로 기타 기계·장비업 BSI가 10p 떨어졌다. 자동차와 전자·영상·통신장비도 각 8p, 3p 하락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에서 1p, 중소기업에서 3p 낮아졌다. 내수기업의 업황 BSI도 3p 떨어졌지만, 수출기업의 경우 한 달 새 변화가 없었다.

비제조업은 토목설계, 감리수주 감소로 전문·과학·기술(4p) 등이 하락했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가 9p 늘고, 골프장 이용객 증가로 예술·스포츠·여가(7p), 식료품, 여행용품 수요 증가로 도소매업(5p) 상승하면서 전월보다 2p 높아졌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06으로 1p 하락하고, 중소기업은 82로 3p 하락했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은 109로 전월과 같았고 내수기업 86으로 3p 하락하는 등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8월 경제심리지수(ESI)는 7월보다 1.4p 오른 105.3을 기록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김 팀장은 “8월은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많이 받아 제조업의 체감 경기가 나빴다”며 “앞으로 백신접종 증가와 코로나19에 대한 학습 효과 등이 이어지면서 심리지수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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