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이슬람 간 충돌 우려… 이슬람委, 비난 성명·희생자 위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노벨평화상의 나라로 잘 알려진 노르웨이에서 참혹한 테러가 발생해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겨줬다. 이에 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트베이트 총무)는 성명을 내고 노르웨이 국민을 위로하고 전 세계교회의 기도를 부탁했다.

WCC 트베이트 총무는 성명에서 “노르웨이는 무고한 사람을 향한 전무후무한 폭력을 경험했다”며 “이번 일로 국제사회의 협력과 전 세계교회의 기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노르웨이 루터교회 출신 목사인 그는 “노르웨이가 평화를 사랑하는 열려 있는 국가로 다시 설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자국에서 일어난 테러 참사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테러가 내 사랑스런 나라와 시민, 정부를 향해 발생했다는 게 너무 슬프다”고 밝혔다.

이어 노르웨이 국민과 교회를 향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며 “증오와 복수가 없는 정의와 평화의 세계를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종교적, 사회적 분쟁이 없는 나라로 국민의 행복지수 또한 최상위권이다. 이번 사건은 비(非)서유럽 출신 이민자 특히 무슬림인에 대한 극우 민족주의자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사건 용의자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범행 전 작성한 방대한 분량의 문서를 통해 자신이 반(反)이슬람 성향을 보이는 인종주의임을 드러냈다.

그는 “매년 수천 명의 무슬림이 노르웨이에 몰려들고 있다.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해냈다. 또 “노르웨이 신문이 마호메트의 풍자만화를 게재한 것에 대해 정부가 사과한 것은 겁쟁이 같은 짓이었다”고 비난했다.

극우 기독교인으로 드러난 브레이비크는 자국의 이민자 정책에 대해 불만을 품고 이번 사태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르웨이 내 무슬림들은 테러 사건을 계기로 유럽 내에서 반(反)이슬람 기류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르웨이 이슬람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노르웨이에 대한 공격은 이슬람위원회 회원들의 모국에 대한 공격이나 다름없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또한 이번 참사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노르웨이 이슬람문화센터 간부 모하메드 타이프는 “노르웨이 내 무슬림 대부분은 이민자들이지만, 이들은 이미 민주주의 사회의 일원”이라며 “우리는 이방인이 아닌 노르웨이인으로서 이번 테러를 비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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