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또 광화문 집결’ 전광훈과 교인들… “단체로 죽자” 아수라장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5호선 광화문역 6번 출구에서 나오니 동화면세점 앞에는 모자를 쓰거나 선글라스를 쓴 100여명의 중장년층과 노인들이 모여있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주일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나온 이들이었다. 사랑제일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담임으로 이끌고 있다.

이 교회는 최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도 불구, 5주 연속 대면 예배를 강행해오다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으로 지난 19일 서울시와 성북구로부터 ‘시설폐쇄’ 처분을 받자 이날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야외집회를 강행했다. 실제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를 비롯한 교인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동화면세점 앞 공터를 점거하고 야외 예배를 이어나갔다.

예배 시간이 가까이 오면서 교인들의 수가 늘어나자 경찰은 추가 집결을 막기 위해 공터 인근과 지하철역 등에 철제펜스와 경찰병력 수십명을 배치했다. 곳곳에선 충돌이 발생했다. “문재인이나 잡아!” “단체로 죽자” 등 소리와 함께 세종로 사거리 횡단보도에선 통행을 막는 경찰과 5~6명 교인들이 단체로 부딪혔다.

급기야 몇몇 교인은 정면돌파를 시도하거나 펜스를 넘으려고 해 소란이 일었다. 정영호 국민혁명당 정책위원장은 “우리가 개미처럼 붙어있냐”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여기 모였는데 문재인 이 독재정권은 예배를 원하는 교인의 출입마저 경찰병력을 동원해서 원천 봉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사랑제일교회만큼 완벽하고 최고 수준의 방역을 하고 예배를 드린 곳이 어딨냐”며 “예배를 방해하지 말라. 예배 방해는 종교 탄압이지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신성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주여~!” 돗자리 담요 깔고 앉아 통성기도

10시 50분이 되자 교인들은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공터 바닥에 돗자리나 담요를 깔고 앉아 유튜브 생중계로 예배를 시청했다. 이들은 찬송가를 크게 따라부르며 두 손을 들고 “주여” “아멘” 등을 외쳤다. 양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눈을 감고 통성기도를 하는 이들도 보였다. 경찰이 해산하라는 방송을 틀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주여! 어둠의 세력을 물리치시옵소서”라고 울부짖었다.

“야! 너네나 거리두기 지켜.” “찍지마!” 취재진이 몰리자 고함을 치거나 취재를 방해하는 일부 참석자들로 현장은 시끌시끌 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참석자는 “문재인 대통령은 성당이나 절은 놔두면서 이상하게 교회만 죽기로 탄압을 한다”며 “‘이 나라가 이대로 가다간 북한이 되겠구나’ 위기를 느껴서 나왔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이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늘 기도한다. 원래 다니던 교회가 있지만 이 나라를 찾기 전까지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전광훈 목사님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며 “정부가 사랑제일교회를 이렇게 핍박하고 정치보복을 한다. 정치적으로 교회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목사님은 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헌신하고 있다”며 “난 문재인이 100% 간첩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우리는 왜 문재인과 싸워 이겨야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한 예배 설교에서 “정부는 공산주의 사회에서밖에 할 수 없었던 예배를 금지시켰는데 한국 교회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우리 교회를 폐쇄했기 때문에 저희는 피난처로 (광화문에서) 예배를 드리러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 전광훈 “文은 사단의 왕, 예배로 이겨야”

전 목사는 대한민국의 영적 전쟁에서 싸워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사단의 왕’이며 그가 대한민국을 사단의 몸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싸움은 육신이 아니고 권세와 정세와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과 싸워 이겨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싸움을 하기 위해 예배에 참여했다. 우리는 이 예배를 통해 싸움에서 이깁시다”라고 교인들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이 예배가 하나님께 상당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문재인 속에 잡고 있는 사단 마귀는 물러갈지어다. 대한민국 정권을 잡고 있는 사단은 모두 떠나갈지어다. 한반도 전체를 잡고 있는 사단은 떠나갈지어다”라고 외쳤다.

야외 예배 현장 인근 거리를 걷던 시민들은 현장에 모인 인원을 보고 화들짝 놀라곤 했다. 김모(26, 여)씨는 “물론 집회의 자유가 있는 것은 알지만 일반 시민의 불안감을 야기하면서까지 모여서 (예배를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의 광화문 주일 야외 예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혁명당 한 관계자는 “교회를 폐쇄하니까 어쩔수 없는 것 아니냐”며 “다음주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예배 드리면 된다. 밖에서 예배를 드리는 시민도 있고, 집에서 드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북구와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경 시설폐쇄 조치가 내려진 사랑제일교회 예배당을 점검했다. 사랑제일교회 예배당에선 오늘 대면 예배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