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93명의 목숨을 앗아간 노르웨이 연쇄테러 용의자 안드레스 베링 브레이빅(32)이 수도 오슬로 인근 우토야 섬에서 총격사건을 벌일 때 사용한 총알이 ‘덤덤탄’인 것으로 전해졌다.

‘덤덤탄’은 인체 내부에 큰 손상을 입히도록 고안된 특수 총알로, 목표물에 맞으면 탄체가 터지면서 납 알갱이 등이 인체에 퍼지게 하는 탄알로 무게가 다른 총알보다 가벼우며 다양한 거리에서도 명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 사건의 희생자들을 치료 중인 링그리켓 병원의 콜린 풀 외과과장은 24일 AP통신에 “16명의 총상 환자들의 몸에서 온전한 모양의 총알을 발견하지 못했고 아주 작은 총알 파편들만 찾아냈으며, 총알이 뚫고 나간 상처도 매우 작았다”면서 “이 총알들은 거의 신체 내부에서 폭발했으며 환자들은 매우 끔찍한 내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덤덤탄은 19세기 영국이 식민지 인도의 내란 진압용으로 인도의 공업도시 덤덤에 있는 무기공장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탄알이 명중하면 보통탄처럼 관통하지 않고 탄체 내의 부드러운 납이 흘러나와 인체 내에 퍼지므로 상처 부위를 복잡하게 만들어 골절시키거나 근육 또는 내장에 손상을 주어 사망률을 높이며 회복을 지연시키는 특징이 있다.

비인도적이라는 이유로 1907년 만국평화회의에서 사용이 금지됐고 오늘날 사용하는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러범으로 지목돼 현장에서 붙잡힌 브레이빅은 2년 전인 2009년부터 테러를 준비해 왔으며 1500쪽이 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브레이빅은 선언문에서 다문화주의가 유럽을 파괴한다고 주장하고 이슬람 이민자들과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고 있다. 또 80여 일 동안 폭탄을 제조하는 데 매달려 왔다고 밝혔다.

브레이빅은 “이런 범행이 끔찍한 짓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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