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고 수습 ‘졸속’ 비판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중국 고속열차 추락사고 발생 21시간 만에 두 살 반 된 여자 아이가 구출됐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사고 수습이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는 구조활동 종결선언 후인 24일 오후 5시 40분(현지시각) 저장성 원저우시 솽위에서 추락한 고속열차 객차 잔해의 중간 좌석 부분에서 2.5세의 여아 샹웨이이가 발견됐다고 25일 보도했다.

원저우 출생인 이 아이는 왼쪽 다리를 심하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그의 친척은 샹 양이 부모와 함께 항저우를 출발해 원저우로 돌아오고 있었다고 전했으나 샹 양의 부모는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샹 양은 이번 사고로 가장 크게 부서진 D301호의 첫 번째 객차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왕융핑 철도부 대변인은 전날 오후 10시 45분 긴급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구조활동 종결 후 여전히 어린 여자아이가 살아있을 수 있느냐”고 따지는 기자들에게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이는 생명의 기적”이라는 말로 넘어갔다.

그는 여전히 중국 고속철에 대해 믿음이 있고 특수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지만 중국 고속철 기술이 선진적이고 합격점이라고 주장했다.

철도부는 또 고속열차의 부서진 잔해들을 사고현장 주변에 파묻다가 이를 제보한 주민들의 증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처음에는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가 나중에 긴급 사고처리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인정했다.

철도부는 20m 길이의 고속열차 잔해를 한 번에 운반하기 힘들자 굴착기 등 대형 중장비를 동원해 분해했다. 하지만 차량 진입 어려움 등으로 잔해 처리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되자 열차 잔해의 상당 부분을 사고현장 주변에 묻어버린 것이다.

이런 일련의 일처리에 국민들은 중국 지도부가 국내외 비난을 의식해 최대한 빨리 사고를 수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던 중국의 고속철이 벼락 한 방에 무너지며 후진적인 실상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3일 오후 8시 34분 앞서 가던 D(둥처)3115호가 벼락을 맞고 멈춰선 후 뒤따라오던 D301호에 추돌돼 8량의 객차가 탈선하고 4량의 객차가 15m 높이의 고가다리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고속열차 사고로 외국인 2명을 포함해 43이 사망하고 부상자는 외국인 3명을 포함해 211명으로 확대됐다.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철부도는 탈선 사고로 추락한 고속열차의 블랙박스를 발견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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