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6자 회담 수석대표 회동에 이어 남북 외교장관이 접촉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공식 회담은 아니지만, 3년 만에 이뤄진 남북 외교장관 만남에선 남북이 비핵화 논의를 주도하자는 선언적 의미의 합의가 도출됐다. 다만 북측의 실질적인 입장 변화는 나타나지 않아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는 없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ARF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의춘 북한 외무상에게 ‘비핵화 회담을 남북이 주도적으로 하자’는 의견을 전달했고, 박 외무상도 상당한 공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외무상은 “핵은 미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고 “우라늄 농축프로그램도 평화적 핵사용”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이번 회담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하다. 무엇보다도 남북이 6자 회담 재개와 관계 개선에 큰 공명을 일으키면서 한반도 정세 변화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가 서서히 해빙 무드로 들어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6자 회담 당사국들과의 다양한 형식의 대화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번 회의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가 각국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채택한 의장성명은 한반도 비핵화가 이 지역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 유지에 필수적임을 재확인했다. 나아가 의장성명은 남북 장관들은 납치 및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국제사회의 인도적 우려를 해소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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