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윤혜나 인턴기자] 1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1층에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1.8.18
[천지일보=윤혜나 인턴기자] 1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1층에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1.8.18

확진자수 따라 매출변동심해

손님·배달 모두 확 줄어들어

“안내문자 공개로 불안 커져”

종사자 전체 3천명 PCR검사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매일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 수가 매출에 엄청난 영향을 끼쳐요. 요즘엔 정말 IMF 때보다 더 힘드네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3일 연속 네 자릿수를 기록하는 가운데 1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해산물을 판매하는 이필례(가명, 70대)씨가 한숨을 푹푹 쉬며 이같이 말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수산물 전문 도매시장으로 전국 바다에서 직송한 해산물을 독립된 점포를 통해 자체적으로 판매를 하는 곳이며 수산물 경매도 병행하고 있다. 주로 활어와 선어(鮮魚), 어패류 등 수산물 어종 및 해산물을 취급·판매하고 있다.

손님들이 많을 법도 하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손님이 줄게 됐고, 상인들의 걱정은 날로 늘어갔다. 이날 0시 기준 노량진 수산시장 관련 확진자는 모두 63명이다. 지난 4월에 이어 또다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천지일보=윤혜나 인턴기자] 1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내 몇몇 점포가 천막을 덮어두고 휴업에 들어갔다. ⓒ천지일보 2021.8.18
[천지일보=윤혜나 인턴기자] 1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내 몇몇 점포가 천막을 덮어두고 휴업에 들어갔다. ⓒ천지일보 2021.8.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1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손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노량진수산시장 종사자 가운데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63명으로 집계됐다. ⓒ천지일보 2021.8.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1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손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노량진수산시장 종사자 가운데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63명으로 집계됐다. ⓒ천지일보 2021.8.18

매일 발표되는 확진자 수에 민감하다는 이씨는 “30년 동안 이곳에서 장사를 해왔지만 이렇게 어려운 적은 없었다. 이번에 확진자가 발생하고 난 후 TV에 계속 나오니 손님이 더 없다”며 “휴대폰으로 각 개인에게 안내문자가 전송되니 나 같아도 불안해 오기 어렵겠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배달은 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해산물은 시켜먹는 음식과 달리 손질을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귀찮아서 배달도 자주 시키지 않을뿐더러, 사람심리가 ‘확진자가 발생했다’하면 아무리 방역을 강화해도 꺼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 앞에 오토바이를 세워둔 5~6명의 라이더들을 볼 수 있었다. 라이더 옷을 입고 배달을 대기하던 구본경(75, 남)씨는 “지난해만 보더라도 오전에 15건 정도 배달을 했었지만 이날 오전에는 1건 밖에 못했고 어제 오후에는 전화 한통도 받지 못했다”면서 “외부식당에서도 손님들이 줄어 배달을 시키지 않고 이곳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다보니 타격이 크다”고 토로했다.

‘팔닥팔닥’. 그물위로 건져진 물고기의 모습과 비교해 침체된 시장 안에 상인들의 모습은 대조적이었다. 점포마다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먼 산을 바라보거나 멍 하니 휴대폰만 보고 있는 상인도 있었다. 또 천막을 덮어두고 휴업에 들어간 점포도 많았다.

[천지일보=윤혜나 인턴기자] 1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내 상인들이 점포 앞에 앉아 있다. ⓒ천지일보 2021.8.18
[천지일보=윤혜나 인턴기자] 1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내 상인들이 점포 앞에 앉아 있다. ⓒ천지일보 2021.8.18

2층에는 식당이 많았다. 대체로 문을 닫거나 열어둔 곳에도 손님은 없었다. 유명인들의 사인으로 도배된 한 횟집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15년 정도 일하고 있는 채영희(가명, 63)씨는 “코로나가 있기 전에는 직원이 14명이었는데 지금은 3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옆 가게는 매운탕 2그릇에 음료수 1병을 팔아 어제 하루 매출이 겨우 2만원이었다”면서 “수도권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고 저녁 6시 이후로 2인까지 허용되다보니 장사가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어렵게 한 손님을 만났다. 수산물이 저렴하고 싱싱해서 자주 찾는다는 김영헌(65, 남)씨는 “확진자가 나왔다고 들었다. 불안감은 없지 않지만 백신도 맞았고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해 나왔다”며 “그런데 자주 가던 단골집이 문을 닫았다. 확진자 발생 전과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달 초 시장 상인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관련 확진자 수는 60명을 넘어서자 방역 당국은 시장 건물 4층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노량진수산시장 종사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수산시장 4층에 마련된 찾아가는 선별진료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제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지난 3일 시장 종사자 가운데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63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05명으로 사흘 만에 1800명대를 기록했다. ⓒ천지일보 2021.8.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노량진수산시장 종사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수산시장 4층에 마련된 찾아가는 선별진료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제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지난 3일 시장 종사자 가운데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63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05명으로 사흘 만에 1800명대를 기록했다. ⓒ천지일보 2021.8.18

검사를 받으려고 줄을 서 있던 김지영(가명, 40대)씨는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보름 전부터 손님들이 없다. 중개업이라 손님과 접촉할 일이 없어도 검사를 사흘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받고 있다”며 “접촉이 없어도 주위에 5명까지 감염시키는 델타 변이로 인해 손님들이 겁나서 오지도 않고 여기 종사자 전부가 검사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진규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기획홍보팀 과장은 최근 확진자 발생에 대해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방역을 최고조로 조치해온 상황이었다”면서 “온도계와 손소독제를 준비했고 모니터링으로 마스크 안 썼는지 확인하고, 시장 측으로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최대한 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확진자가 발생된 데에 방역당국도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다’고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현 과장은 “현재 밀접접촉자들은 출입을 막았고, 휴가 다녀온 사람은 검사를 받고 오게 했다”면서 상인들에 대해선 “피해를 입고 있는 종사자들에게는 임대료를 30% 감면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의 문 닫힌 점포 매대 위에 일주일 지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검 진행 요청 안내문이 놓여 있다. 지난 3일 노량진수산시장 종사자 가운데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63명으로 집계됐다. ⓒ천지일보 2021.8.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의 문 닫힌 점포 매대 위에 일주일 지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검 진행 요청 안내문이 놓여 있다. 지난 3일 노량진수산시장 종사자 가운데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63명으로 집계됐다. ⓒ천지일보 202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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