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광철 작가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설 ‘환단고기’의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8.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광철 작가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설 ‘환단고기’의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8.18

소설 ‘환단고기’ 집필한 한국학연구소장 신광철 작가
 

한국인 근원 밝히려는 열망

한옥서 한국인 보이기 시작

고대사 통해 ‘환단고기’ 만나

“한국은 정신의 나라” 강조

“동아시아, 문화 최초로 생산”

“우리는 고대에 제사장 그룹”

“우수한 문화가 한류의 근간”

‘치우천황’ 소설로 집필 계획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우리나라 이름은 ‘한(韓)’이에요. 그런데 한(韓)의 뜻을 모릅니다. 배달의 후손이라고 하면서 배달의 의미를 모르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은 모두 흰옷을 입었습니다. 우리가 왜 흰옷을 입었는지 몰라요. 이것이 한국인이 가진 한국 역사와 한국문화에 대한 현주소에요. 내가 나를 모르고, 내 나라에 대한 역사와 정체성이 없는 것이 한국인입니다.”

한국학연구소장인 신광철 작가(63)는 한국인에 대한 역사와 자긍심이 대단했다. 신 작가는 13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자긍심을 가진 배경에는 한국 정신·문화, 한국인의 정체성의 근원을 찾고자 하는 호기심에 있었다고 했다. 이를 통해 소설 ‘환단고기(桓檀古記)’를 펴냈고, 대한민국의 근원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일독을 권했다.

소설 환단고기는 환단고기를 엮은 계연수 선생을 주인공으로 한다. 환단고기를 엮는 데 도움을 준 독립군 대장 홍범도와 계연수의 스승이었던 이기 등이 등장한다. 후일 환단고기를 세상에 펴낸 이유립의 아버지인 이관집도 등장한다.

◆한옥서 한국인 정신 발견

신 작가는 지금까지 40여권의 인문학 서적을 출간한 인문학 작가다. 그가 한국 정신·문화·역사에 관심을 둔 계기는 이렇다. 한 출판사 사장이 한옥 관련 책을 써달라고 요청했지만, 한옥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한옥을 짓는 사람은 1천명이 넘는데, 한옥을 인문학적으로 풀어쓴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신 작가는 전국을 돌며 35곳을 취재해 한옥 마을에 대해 풀어냈다.

또 소형한옥에 대해 책을 펴냈고,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됐다. 그리고 이 책은 전 세계의 우리나라 대사관에 모두 비치됐다. 그러다 결국 한옥 관련 책을 5권이나 펴냈다.

“한옥은 한마디로 한국인의 정신으로 지은 건축물입니다. 한국인의 정신이 무엇인지 관심 있게 지켜봤고, 한국인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빨려 들어간 게 환단고기였어요. 그동안 고대정신이 규명된 게 없었고, 우리가 우리를 얼마나 모르는지 공부하면서 알았죠. 대한민국이라고 할 때 한(韓)의 의미를 대통령도 교육부 장관도 문체부 장관도 몰라요.”

게다가 배달의 후손이라고 하면서 배달의 의미를 모른다고 꼬집었다.

신 작가는 “퀵서비스를 잘해서 배달의 민족이냐? 그건 아니다. 배달의 의미를 찾으려고 했는데,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면서 “일반적인 관습도 뭔가가 있으니까 그렇게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몇 천 년 동안 흰옷을 입고 살았는데, 흰옷의 의미를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너무 궁금한데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고대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우리 역사 공부를 하려면 중국사를 공부해야 하는데, 거기에 고대사가 담겨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두 권이 고대사의 전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환단고기는 한민족 역사계 축복”

그렇게 고대사를 공부하면서 환단고기를 만났고, 한마디로 경이로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 작가는 “환단고기는 한민족 역사계의 축복이다. 여기에 우리 정신과 전통문화와 기질이 다 들어 있다”며 “진서도 없고 위서도 없다. 역사서만 있다. 환단고기는 근본도 있고, 우리 정신이라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단고기는 그동안 위서냐 진서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환단고기는 범례에 의하면 평안북도 선천 출신의 계연수가 1911년에 편찬했다. 하지만 편찬된 후 70년이나 걸려 공개된 점, 내용상 인명·지명·용어 등에서 시간적 비약이 지나치게 심하다는 점 등을 들어 위서로 간주하는 측과 수용하는 측으로 갈렸다.

신 작가에 따르면, 역사학계에 두 가지 부류가 있는데, 이른바 ‘환빠’와 ‘식빠’다. 식빠는 아직도 식민지 사관에 빠져 있는 집단이다. 반면 환빠는 환단고기를 수용하는 이들을 (식민지 사관에 빠져 있는 자들이) 비아냥거리듯 만든 조어다.

신 작가는 “환빠와 식빠 중 어떤 게 더 낫냐? 고수레와 댕기머리, 상투, 흰옷 등의 내용이 유일하게 들어있는 게 한민족 역사서 중 유일하게 환단고기”라며 “모든 정신과 문화와 전통과 기질이 담겨 있다. 그걸 위서라고 한다면, 일본인이 만든 식빠를 따라가야 하느냐? 그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람들은 환빠냐 식빠냐 하면서 선택하라고 합니다. 모든 역사는 왜곡돼요. 심지어 자신의 일기도 왜곡합니다. 자신의 치명적이고 부끄러운 건 내 일기에서도 빼잖아요. 그래서 위서라는 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식민지 사관이 만든 건 나쁜 위서이고, 환단고기는 좋은 위서죠.”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광철 작가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설 ‘환단고기’의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8.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광철 작가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설 ‘환단고기’의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8.18

◆“세계문화 출발지는 동북아”

신 작가는 환단고기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하나하나 풀어냈다. 특히 한국은 정신의 나라이고, 한국인은 정신의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민족은 양극단을 갖고 있는데, 빨리빨리 서두르는 냄비 근성이 있고, 끝없이 지속하는 뚝배기 기질이 있어요. 정서적으론 슬픔의 한과 기쁨의 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유전자 중 유목민족의 대인 기질이 있고, 그 반대편에는 정착한 선비의 기질을 갖고 있어요. 지금은 선비 기질이 70%라고 봐요. 학자의 정신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게 현대적 의미에서 선비이고 그것이 한국인의 기본 정신입니다. 그래서 정신의 나라라고 말하는 것이죠.”

이와 함께 고대사를 공부하면서 문화를 최초로 생산한 곳이 동아시아란 걸 깨달았다고 한다. 신 작가는 “세계문화의 출발지가 동북아라고 본다. 거기서 음양오행이 나오고 삼태극이 나온다. 우리 동이(東夷)족이 만든 것”이라며 “한자도 동이족이 만들었다. 한자와 훈민정음은 똑같은 원리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한국정신의 원형을 찾아가는 신광철 작가의 ‘소설 환단고기’
한국정신의 원형을 찾아가는 신광철 작가의 ‘소설 환단고기’

◆“잃어버린 역사·문화와 조우”

결국 신 작가는 환단고기를 통해 한국인의 위대한 정신과 잃어버린 역사를 만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 다닐 때 배운 건 단군은 신화라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고대사를 잃어버렸다. 단군 이전의 역사를 잃어버렸다”며 “고구려 이전의 역사는 사라졌다는 것이다. 고구려 이전을 북부여로 본다. 단군이 마지막으로 망하면서 북부여로 쪼개진다. 잃어버린 역사의 핵심을 얘기하면 환국, 단국, 고조선이다. 그것이 환단고기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환국은 우리 역사를 담은 삼국유사에 나오죠. 석유환국(昔有桓國)이라고 나오는데, 환국은 환하다는 뜻이에요. 환자의 ‘亘’은 하늘과 땅 사이에 해가 들어 있는 모습이죠. 결국 우리는 태양을 숭배했던 종족이고, 삼족오가 거기에서 나옵니다. 그럼 왜 흰옷을 입었나요? 태양을 상징하는 색이 흰색인데, 환한 걸 표시하는 방법이 붉은색이 아니라 흰색입니다. 그래서 흰색을 중요시하고 흰색 옷을 입었어요. 두 번째 우리는 고대에 제사장 그룹이었다고 봅니다. 하늘의 제사장이라서 흰옷을 입었어요.”

그런데 동이란 말은 오랑캐라는 의미가 있어 흔히 우리를 비하하는 뜻으로 많이 알고 있다.

신 작가는 “고대에 동이를 사마천이 쓴 ‘사기’에는 동이저야(東夷柢也) 즉, 동이는 뿌리라고 했다. 공자는 군자가 죽지 않는 나라라고 했다”며 “중국 최초 한자 사전인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동이를 일러 종대(從大)하고, 대인(大人)이라고 했다. 큰 뜻을 따르는 큰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고대 중국에서는 동쪽에 위대한 국가나 민족이 있었다는 점을 증언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작가는 이런 우수한 문화가 한류의 근간이 됐다고 분석했다.

“제가 강의할 때 한류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문화 전통이 있어 생기는 것이에요. K-팝은 한국 전통적 요소와 우리가 가진 문화 유전자와 우리가 현재 누리는 자유와 민주라는 삼박자가 만났어요. 그래서 K-팝이 생기고 한류가 생겼습니다. 고대에서 제천의식을 하면서 먹고 놀고 쉬고 음주 가무가 늘 있었는데, 쉬지 않고 놀았어요. 거기서 군창과 군무를 했다고 나옵니다. 군창과 군무는 지금 한국인의 떼창과 떼춤인 셈이죠.”

소설 환단고기는 현재 1·2권이 출간됐고, 신 작가는 3·4·5권을 이어서 출간할 예정이다. 신 작가는 향후 치우천황을 소설로 쓰고 싶다고도 밝혔다. 그는 “붉은 악마가 치우천황이다. 단국의 14대 왕이다. 우리나라 고대에 나오는 인물이 소설이나 영화로 나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