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22일 오후 3시 30분(현지시각) 노르웨이 정부청사와 노동당 청년캠프 행사장에서 발생한 연쇄테러로 최소 87명이 사망했다.

외스테인 맬란드 경찰국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오후 정부청사 폭탄테러에 이어 우토야섬 노동당 행사장 총격사건으로 사망자만 최소 8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중상자들이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사건의 피해규모가 ‘재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는 수백 명의 청년들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정확한 부상자 숫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노르웨이 태생의 32세 남성을 용의자로 체포했으며, 이 남성이 두 테러사건 모두에 연루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RK와 TV2 등 노르웨이 현지 언론은 체포된 용의자의 이름은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이며 그가 극우주의 세력과 연루돼 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경찰과 언론은 이슬람 테러단체보다는 극우주의자의 단독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전날 수도 오슬로 도심에 있는 정부청사와 노르웨이 통신사 NTB가 입주해 있는 20층짜리 건물 사이의 도로에서 폭탄이 터져 총리실 건물이 심하게 파손되고 정부청사 유리창은 대부분 깨지고 일부 건물에서는 불이 났다.

목격자들은 폭발음이 오슬로 시내 전체에 들릴 정도로 엄청났다고 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이날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 중이어서 다치지 않았다고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정부청사에서 폭탄이 터진 직후에는 오슬로 북서쪽 30㎞ 지점 우토야에서 열리던 집권 노동당 청년 캠프 행사장에서도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정확한 총격 발생 시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트위터에 올라온 각종 메시지 등에 따르면 오슬로 폭탄테러보다 약 2시간 30분 늦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르웨이 뉴스사이트 VG는 경찰 복장의 남성 한 명이 캠프에서 총기를 발사해 여러 사람이 부상했으며, 당시 캠프장의 젊은이들이 총격을 피해 피요르드 협곡 아래로 뛰어내리는 등 아수라장이었다고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국제 테러조직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친 사람이 저지른 사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시민들은 이번 사건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건이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번 테러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표하며 각국이 테러방지 협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와의 회담에서 “테러발생 방지가 전 세계 국가의 이해관계와 연관된 일이라는 사실을 이번 연쇄테러가 상기시켜 준다”며 “각국이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정보교류 등의 측면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위로의 뜻을 전하며 미국은 이번 사건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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