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급증에 피로 누적…적은 봉급·열악한 근무조건에 해외로 떠나

필리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업무에 지친 간호사들이 속속 병원을 떠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필리핀에서 급증하는 확진자들을 돌보느라고 피로가 누적된 간호사들이 사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사립병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 중 40%가 직장을 그만뒀다.

또 올해에도 많은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났으며 공공 병원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협회 측은 전했다.

올해 30세인 한 간호사는 적은 봉급과 열악한 근무 환경 때문에 자신도 병원을 떠났으며 다른 동료들은 해외에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초과근무 수당을 포함해 한달에 대략 394달러(46만원)를 받았다"면서 "휴가 중에도 격리되거나 사직한 동료들 대신 근무에 투입되면서 하루도 제대로 쉰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메트로 마닐라의 케손시 종합병원 소속인 데이브 산토스(39)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간호사들도 업무에 지쳤다"라면서 자신도 해외 근무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누적 확진자가 175만명을 넘으면서 동남아에서 두번째로 많은 감염자를 기록했고, 사망자도 3만명 이상이 나왔다.

필리핀 간호사협회장인 멜버트 레이에스 회장은 "간호사들은 사기가 크게 떨어져있다"면서 "근무 조건과 처우가 개선되지 않으면 더 많은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정부의 코로나 대응 기금을 놓고 횡령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필리핀 감사당국은 코로나19 대응 펀드에서 637억 페소(1조4천752억원) 상당의 부족액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주례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한마디로 헛소리"라고 반박했다.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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