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홍범도 장군 유해가 15일 한국으로 봉환되기 위해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공항에서 국군의장대에 의해 특별수송기(KC-330)에 모셔지고 있다. 홍 장군의 유해는 전날 크즐오르다에 있는 묘역에서 수습돼 소관에 담아 카자흐스탄 국기로 관포 후 현지 병원에 임시 안치했다가 이날 대관으로 옮겨져 태극기로 관포돼 특별수송기에 모셔졌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8.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홍범도 장군 유해가 15일 한국으로 봉환되기 위해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공항에서 국군의장대에 의해 특별수송기(KC-330)에 모셔지고 있다. 홍 장군의 유해는 전날 크즐오르다에 있는 묘역에서 수습돼 소관에 담아 카자흐스탄 국기로 관포 후 현지 병원에 임시 안치했다가 이날 대관으로 옮겨져 태극기로 관포돼 특별수송기에 모셔졌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8.15

봉오동 전투 대승거둔 주역

배척당한 경계인으로 생마감

일부시민 “홍장군 잘모른다”

부족한 역사의식 지적 나와

[천지일보=김빛이나, 홍보영 기자] “홍범도 장군요? 이름은 들어봤는데 솔직히 어떤 일을 하신 분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독립운동가라고만 알고 있는데요.” “봉오동 전투에서 활약하신 분 아닌가요? 영화에서 봤던 기억이 나요. 오늘 유해 봉환인지는 몰랐네요.”

일제강점기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1868~1943) 장군의 유해가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광복절 76주년을 맞은 뜻 깊은 날 귀환하는 것이지만 정작 시민들은 이를 알지 못하거나 홍 장군에 대해 이름만 아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을 단장으로 한 특별사절단은 15일 오후 카자흐스탄에 안장된 홍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한다.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은 2019년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당시 합의했던 유해 봉환 약속이 2년 만에 결실을 맺는 것이다.

홍범도 장군은 1920년 6월 독립군을 이끌고 봉오동 골짜기에서 일본군 월강추격대 157명을 섬멸시키며 독립투쟁 역사상 최초의 전면전 승리를 거둔 인물이다. 그는 같은 해 10월 보복전에 나선 일본군대를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와 함께 무찌른 청산리 전투의 주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평양 출신인 홍 장군은 김일성의 항일 행적과 비교된다는 이유로 북측에서 소외당했다. 남측에서는 반공을 이유로 배척당했다. 결국 그는 경계인의 삶을 살다가 1943년 10월 크즐오르다에서 생을 마감했다.

수습된 홍범도 장군 유해. (출처: 연합뉴스)
수습된 홍범도 장군 유해. (출처: 연합뉴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그의 귀환이 이뤄지는 날이지만 시민들은 저조한 관심도를 보였다. 이날 서울역 대합실에서 만난 김미숙(가명, 65, 여)씨는 홍 장군에 대해 “독립운동가로 알고 있다”면서도 “유해가 봉환되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했다.

이연지(가명, 24, 여)씨도 홍 장군에 대해 “고등학교 역사시간에 배웠지만 봉오동 전투랑 이름밖에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성훈(가명, 22, 남)씨도 “(이름은) 들어봤다. 봉오동 전투에 참전했다는 건 아는데 정확히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잘 모른다”고 했다.

인터뷰에 응했던 다른 다수의 시민들도 “이름만 들어봤다” “봉환이 이뤄지는지 몰랐다” “봉환이 이뤄지는 건 알았는데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잘 모른다” 등의 답변을 했다.

이와 관련해 서상욱 역사칼럼니스트는 “홍범도 장군은 특정 지역만 아니라 굉장히 광범위한 지역에서 우리나라를 되찾기 위해 무장독립운동을 펼쳤던 분”이라며 “역사를 기억하는 것과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유해 봉환, 마땅히 할 책무”

문재인 대통령은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홍범도 장군은 역사적인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대한 독립군 사령관이었다”며 “뒷날 카자흐스탄 고려인 동포들의 정신적 지주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장군의 유해를 봉환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게 돼 매우 기쁘다”며 “물심양면으로 협력해주신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고려인 동포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 “광복 직후인 1946년, 윤봉길 의사와 이봉창 의사를 시작으로 오늘 홍범도 장군까지 애국지사 백마흔네 분의 유해가 고향산천으로 돌아왔다”며 “독립 영웅들을 조국으로 모시는 일을 국가와 후대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영광으로 여기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8.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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