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리용호 발리서 회담..2년7개월만에 수석대표 공식회동
3단계 재개안 탄력..6자회담 재개국면 급진전

(발리=연합뉴스)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22일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회동했다.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은 2008년 12월 중국 베이징(北京)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이후 2년7개월만으로, 6자회담이 열리지 않는 기간에 개최되는 남북 간 최초의 비핵화 회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중인 위 본부장과 리 부상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각) 발리 웨스틴 호텔에서 만났다.

북한측은 이에 앞서 리 부상이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로 공식 임명됐음을 우리 측에 알려왔다.

리 부상은 회담장에 들어서 위 본부장과 악수한 뒤 "안녕하십니까. 리용호입니다"라며 인사말을 꺼냈다.

위 본부장은 "2004년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토론회에서 만난 뒤로 처음 뵙습니다. 건강해 보이십니다"라며 덕담을 건넸고, 리 부상은 "고맙습니다"라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두 사람의 회동에는 남측에서 조현동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북핵 실무자 등 5명, 북측에서 최선희 외무성 미국 부국장 등 4명이 배석했다. 회담은 1시간 또는 1시간 반 동안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리 부상은 21일 저녁 최 부국장을 포함한 실무대표단을 이끌고 발리에 도착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회동에 대해 "6자회담이 정체된 이후 열리는 남북간 최초의 비핵화 회담"이라고 성격을 규정하고 "6자회담 계기가 아닌 기간에 남북 수석대표가 별도로 만난 전례가 없어 의제는 특정하지 않았다. 비핵화 문제에 관한 양측의 관심사항을 폭넓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회담의 배경에 대해 "우리 측의 비핵화 회담 제안에 북측이 리 부상에 대해 6자회담 수석대표 자격을 부여해 위 본부장과의 회담에 응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한 간 비핵화 회담이 성사됨에 따라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 재개로 이어지는 3단계 접근방안이 강한 탄력을 받으며 교착국면에 놓인 6자회담 재개 흐름에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과 북은 23일 ARF 본회의장에서 김성환 외교장관과 박 외상이 비공식 회동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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