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미국에선 현재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버몬트, 뉴햄프셔, 아이오와 등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어 있는 상태이고, 이제 뉴욕까지 합해서 한 주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반면에 캘리포니아에서도 2008년 동성결혼법안을 통과시키긴 했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메인, 뉴저지, 메릴랜드 역시 마찬가지로 법안을 질질 끌다가 통과하지 못하고 저지당하기도 했다.

이번 뉴욕 주에서 이루어진 동성결혼 합법화는 그동안 동성결혼이 합법화 된 5개 주에 살고 있는 동성애자를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동성애자들이 사는 곳으로 결국 미국의 다른 주에서도 동성결혼의 합법화 속도가 빨라지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 될 것 같다.

세계사를 통해 살펴본 동성결혼은 과연 어디가 먼저일까? 성이 자유롭게 허용된 나라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하나 있을 것이다.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문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시킨 국가로 알려져 있다.

2003년에는 벨기에가, 2004년에는 미국이, 2005년에는 스페인과 캐나다가, 2006년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2008년에는 노르웨이가, 2009년에는 스웨덴이, 2010년에는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 멕시코시티, 그리고 아이슬랜드가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나라마다 주마다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그 여부가 다르며 그저 비등록으로 동거만 인정하거나 시민결합과 같은 형태로 파트너제도로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동성결혼에 대한 기록은 그 역사가 길다. 문서화된 결혼법은 아니었어도 동성결혼에 대한 기록들이 이곳저곳에서 나오는데 중국의 명나라시대, 고대 아테네, 고대 로마 역시 일종의 동성결혼 계약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또 한반도에서도 고려 공민왕이 미소년들과 사랑을 나누었다는 기록이, 조선시대의 문종의 부인이었던 봉씨가 궁녀와 동성애 관계였고 그로 인해 폐출되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고 한다. 그 밖에 기록에 남아 있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이 역사 속에 묻혀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해볼 수 있다. 인류의 시작에서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사랑과 결혼의 이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인데, 동성애와 결혼에 관한 이야기도 각 시대마다 나라마다 늘 함께 떠오르는 이슈였을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게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예전엔 민망해서 말도 꺼내지 못하던 시대가 있었다. 우선 이들은 기피의 대상이 되거나, 무시당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집단 구타의 대상이 되는 그런 때도 있었다. 어떤 학자들은 이들을 정신병 환자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러나 점점 그 수가 많아지면서 고등교육‧전문직‧고소득직업을 갖게 되면서 그들의 사회적인 지위와 위치가 탄탄해지게 되었고, 이제는 게이를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오늘날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변해가는 세상을 이해 못 하는 고지식하고 무지하며 인권을 무시하는 사람들로까지 여겨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속으론 싫어도 겉으론 아닌 척 하며 이들을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어 보인다.

인간의 사랑과 자유, 그리고 평등의 관점에서 동성결혼을 보고 개인이 각자 알아서 선택할 수 있는 인간의 자유와 권리로 바라 볼 것인지, 아니면 이것을 인간이 만들어 놓은 법과, 윤리, 도덕, 관습, 종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사회적으로 비판, 저지하고 관리해야 할 이슈로 다룰 것인지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앞에 똑같이 놓인 선택의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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