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토론을 놓고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의 갈등이 연일 반복되고 있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가 국민의당에 입당하자마자 당 대표와 갈등을 겪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당내 대선 후보 간의 토론회를 놓고 당 대표 ‘탄핵’ 얘기까지 꺼낼 사안인지 국민은 더 어리둥절하다. 사안이 단순한 갈등을 넘어서 당내 유력 대선 주자와 신임 당 대표 간의 감정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는 점이 더 우려스럽다.

윤석열 전 총장 캠프의 신지호 정무실장이 ‘탄핵’이라는 용어까지 쓰면서 이준석 대표 측을 강하게 비판한 대목은 누가 봐도 적절치 않다. 이준석 대표가 당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당의 공식기구가 진행하는 토론회 등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윤석열 전 총장도 당의 한 구성원인 이상 당내 정치일정에 함께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도 하다. 동시에 민주정치의 근간인 정당정치의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윤석열 전 총장 측은 당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당내 토론회를 추진하고 있다는 데 대해 불만을 품은 듯하다. 그래서 동료 후보에게 전화를 해서 당내 정치일정에 대한 ‘보이콧 얘기’까지 나왔을 것이다. 비록 단순한 의견 교환이라며 해명은 했지만, 윤 전 총장 측이 당내 대선 레이스 일정에 반기를 들고 불참을 하는가 하면, 심지어 당 대표 탄핵 얘기까지 꺼낸 것은 해도 너무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윤 전 총장 측이 왜 이렇게까지 험하게 나오는지, 그리고 먼저 당심을 얻지 못하고 어떻게 민심을 얻을 것이며 당을 대표하는 대선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준석 대표가 발끈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총장 측이 당내 토론회 추진을 비판하고 나서자 “탄핵 얘기까지 꺼내는 걸 보니 공격의 목적이 뭐 였나가 명확해진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대선을 앞두고 당 대표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캠프는 본 적이 없다”며 건승하시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속으로는 아주 불쾌했겠지만 밖으로는 그런 감정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 이 대표의 역공이 더 빛나는 대목이다. 비록 나이는 젊지만 그 간의 정치경험에 묻어나는 절제된 언행은 칭찬할 만하다.

이제 관건은 윤석열 전 총장 측이다. 정치판에서는 지지율이 모든 걸 말한다지만, 그럼에도 그 지지율은 금세 변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 가장 유력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유력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준석 대표도 말했지만 윤 전 총장 측이 국민의힘 지도부와 싸워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만이 지나치면 옆에 있던 동지들도 떠나는 게 정치판의 생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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