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예슬 기자, 김충만 기자] 폭력은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 쓰는 수단이나 힘이다.

말을 이용한 폭력은 보이지는 않지만 그 강도와 지속성, 개인에 따라 뇌와 육체에 미치는 영향이 물리적 폭력 못지않다.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김영보 박사는 물 온도와 자극의 관계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물 온도도 점점 올리면 따뜻하고 기분 좋게 느껴지다가도 섭씨 52도가 되면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모든 자극에는 감당할 만한 역치가 있다” 비록 언어와 같은 것은 물리적 자극과는 다르게 공통된 자극의 열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

김 박사는 “자신의 경험·상황에 따라 스스로 가장 견디기 어려운 모욕적인 언어는 물리적 폭력 이상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된다”면서 “이때 뇌의 편도핵(Amygdala)과 같은 기관이 생명에 위험을 느끼는 공포 상황으로 인식해 과도한 폭발적 회피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그래서 스웨덴 같은 일부 나라는 폭력성이 짙은 영화 등의 영상물 상영을 금지하고 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진화 방향이 시각 중심적으로 돼 있다. 즉 뇌로 입력되는 감각기관 중에서 시각영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오감 중에서 제일 크다.

‘제주도’라는 말을 들었을 때 자신이 가본 경험이나 화보에서 본 한라산이 떠오르는 것처럼 어떤 말을 들으면 바로 자기 뇌에 기억된 영상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언어폭력이나 잔인한 공포 영화를 보는 것, 심지어는 물리적 자극까지도 그 정도가 심해지면 뇌는 스트레스라는 차원에서는 같은 수준으로 인지한다.

결국 뇌에는 물리적 자극이나 언어적 자극, 시각적 자극 등이 모두 전기적 현상으로 전달돼 해석되며 감당하기 어려운 센 강도의 자극은 전부 극심한 통증이라는 기점으로 전달돼 뇌가 이를 해석하고 또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반사적 회피 시스템을 가동하게 돼 있다는 게 김 박사의 말이다.

마지막으로 김 박사는 “정신과 육체는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긴밀한 상호관계’인 것처럼 뇌 자체가 마음을 만드는 기관이니 더 긴밀하다”면서 “정신신체 장애(Pychosomatic disorder) 신체정신 장애(Somatopsychic disorder)가 있듯이 정신과 육체는 서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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