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윤혜나 수습기자] 거리두기 4단계가 2주 연장되고 9일 서울 중구 명동일대가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폐점한 가게들로 텅 비어있다. ⓒ천지일보 2021.8.9
거리두기 4단계가 2주 연장된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명동일대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폐점한 가게들로 텅 비어있다. ⓒ천지일보 2021.8.9

한달째 하루 1500여명 확진

“현 상황에선 거리두기 강화 의미 없어져”

인원수보다 실내 환기 중요

“경제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지지 않으면서 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2주간 추가연장을 결정했다. 정부는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확진자가 줄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됐다”며 이해를 당부했다.

하지만 강도 높은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지만 확진자수는 잘 줄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날이 갈수록 커지자 일각에서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곧 코로나19 종식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코로나19와 함께하면서 대응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강제로 영업제한과 집합금지 조치를 하고 있으나 그로 인해 자영업자들에게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도 않은 채 이해만 해달라고 하는 모양새다. 자영업자들은 점점 피해가 쌓이고 폐업 혹은 그 직전까지 몰리는 상황을 맞고 있다. 방역조치로 인해 발생한 피해라 그에 걸맞는 ‘손실보상’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지금껏 이들에게 재난지원금이라고 들어온 비용은 고작 100만~500만원 수준이다. 작년 8월 16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집합금지나 영업제한 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피해지원금인 희망복지자금을 5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하기로 했으나 예산배정이 너무 적어 실제 돌아갈 금액은 별로 없을 것이란 것이 중론이다.

국회는 지난달 23일 국민지원금이 포함된 34조 9천억원의 역대 최대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과시켰는데, 국민 88%에게 국민지원금을 나눠주는 데는 11조원을 배정한 반면 거리 두기 격상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 178만명에게는 절반도 안 되는 5조 3천억원만 배정했다. 1명당 평균 약 300만원밖에 돌아가지 않는 금액이다. 피해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금액이다.

앞서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4일 의료계 및 경제·사회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기구인 ‘생활방역위원회(생방위)’ 회의를 열고 거리두기 단계 조정 등 향후의 방역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다수가 현재의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면서 정부도 수도권에 대해서는 거리두기 체계상 가장 높은 4단계를 2주간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한 달째 4단계를 유지했지만 신규확진자는 약간의 정체 양상만 보였을뿐 하루 평균 1500명이 넘었다.

생방위에 참석한 위원들 중에서는 현재 유행 상황이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일부 개선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곧 해외 주요 국가 사례를 참고해 지금처럼 확진자 수가 아니라 사망자나 위중증 환자 수, 치명률 등을 집중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는 이제는 ‘위드 코로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취지다. 곧 또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방역의 실효성도 높이고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자는 의미다. 그럼에도 정부는 당장 이런 대응 체계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인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음식점에 테이블이 놓여 있다. ⓒ천지일보 2021.7.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인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음식점에 테이블이 놓여 있다. ⓒ천지일보 2021.7.10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 거리두기 강화에 대해 이제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이미 출처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많이 생긴 데다 확진이 되어도 치사율이 굉장히 낮아졌다”면서 “정부는 확진자가 많아지면 무슨 큰일이 날 것처럼 인식하는데, 이제는 일본처럼 ‘위드 코로나’로 빨리 선언하고 독감처럼 여기고 가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거리두기를 강화했지만 방역도 제대로 안되는 데다 강제 영업제한 조치로 인해 자영업자들만 잡고 있어 경제피해가 크다. 따라서 더 이상 거리두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백신보급률을 늘리면서 경제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지, 그렇지 않다면 결국 방역이나 경제 모두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백신접종 보급률이 현재 40% 정도인데 정부의 계획대로 70% 이상 보급되는 10월쯤에 ‘위드 코로나’로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식당에서는 인원수보다도 에어컨 사용시 문을 닫고 환기를 시키지 않는 것이 확진자 확산에 더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환기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은 채 인원수 제한만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자영업자 피해가 너무 클 경우에는 에어컨 사용시 문을 열어두거나 자주 환기를 하는 조건으로 인원수나 집합금지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천지일보=윤혜나 수습기자] 정부가 6일 거리두기 4단계 2주 연장을 결정하고 9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 4단계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 수칙 안내문이 붙어있다. ⓒ천지일보 2021.8.9
정부가 6일 거리두기 4단계 2주 연장을 결정한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 4단계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 수칙 안내문이 붙어있다. ⓒ천지일보 202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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