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이어 7월 수출액(554억 4천만 달러)에 있어서도 한국 무역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반도체·자동차로 대표되는 주력산업과 이차전지 등 신산업이 고르게 성장한 것인 만큼 이 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당국에서는 더욱 힘써야 하겠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위협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 흐름대로 나간다면 ‘역대 연간 최대 수출액’과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멀지 않아 보인다.

7월 수출액이 그 규모에서 역대 1위 기록을 경신한바, 지난 2017년 9월에 이룬 551억 2천만 달러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올 7월은 공휴일이 없어 연중 조업 일수가 가장 긴 편이기는 하지만 반면, 여름철 휴가 영향으로 실질 조업일과 수출액은 높지 않아 일평균 수출액은 대개 다른 달보다 적은 편임에도 올해 7월은 달랐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과 동남아권의 글로벌 수요 회복이 효과가 있는 데다가 반도체·자동차 종목이 효자 종목으로 크게 신장된 까닭이기도 하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계속적인 수출 신장세를 지속화하려면 델타 변이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등 하방 리스크 요인이 없어져야 하는바, 이러한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같이 수출이 크게 신장되고, 최고치를 갈아 치우는 실적은 국가경제에 크게 도움이 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로 인해 기업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국민 경제생활에도 도움이 돼야하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수출이 극대화된 반면, 물가당국이 방심한 탓인지 모르긴 하되 국내 소비자물가는 끊임없이 오르고 있어 국민 밥상이 편하지가 않다. 7월 소비자물가가 지난달에 비해 2.6% 상승했고, 2분기 밥상물가 상승률을 따지자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3위(지난해 26위)에 올랐고, 이 상승률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게 된 것이다.

그런 와중에 농축수산물 물가는 2분기 동안 11.9% 뛰어올라 1991년 이후 30년 만의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물가가 얼마나 더 뛸지 서민 걱정이 큰데, 시장에 가면 안 오른 게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푸념이다. 품목별로 보면 사과(60.7%), 배(52.9%), 마늘(45.9%)이 크게 올랐고 특히 계란 가격은 7개월 연속 인상으로 57.0% 급등해 떨어질 줄 모른다. 소비자들은 물가가 안정된 하락을 바라지만 8월 이후에도 식품물가 상황은 여전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인바, 정부는 수출 최고액에 도취할 게 아니라 서민 관심이 큰 소비자물가를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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