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IPO 프레스톡에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제공: 카카오뱅크) ⓒ천지일보 2021.7.20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IPO 프레스톡에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제공: 카카오뱅크) ⓒ천지일보 2021.7.20

시초가 공모가 대비 38%↑

상한가에 시총 11위 올라

거품론에도 외인 매수세 몰려

거래 폭증에 한투 MTS 장애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초가 대비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단숨에 33조원을 돌파해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시총 21조원)을 눌렀다. 이날 카카오뱅크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매도폭탄 대신 770만주 이상의 ‘폭풍매수’ 현상이 발생했다.

이날 카카오뱅크 거래량은 무려 6000만주에 육박했다. 단타 대량 거래가 터지면서 전체 증시에서 가장 많았다. 접속자가 폭증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오전 한때 장애를 일으켜 투자자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따상은 못 했지만 상한가로 장마감


6일 카카오뱅크는 시초가(5만 3700원) 대비 가격상승제한폭(상한가)까지 오른 6만 9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주가는 5만 1000원까지 밀렸지만 이후 매수세가 몰리며 공모가(3만 9000원) 기준 78.97% 상승한 채로 장을 마무리했다.

일반적으로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형성한 뒤 상한가를 기록하면 ‘따상’이라고 칭한다. 카카오뱅크는 시초가의 2배인 ‘따’를 기록하는 것은 실패했으나 시초가의 상한가까지 상승하면서 ‘상’은 달성했다.

이날 거래량은 증시 전체를 압도했다. 카카오뱅크의 첫날 유통 가능한 물량은 전체 상장 주식 수의 22.55%인 1억 712만 2710주다. 이날 거래량(5934만주)은 유통가능한 물량의 55.3%에 달했다. 거래대금도 3조 7462억원으로 전체 증시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2위인 삼성전자의 거래대금(1조 855억원)의 3배를 넘어선 규모다.

◆공모가 논란에도 ‘폭풍매수’만


이날 카카오뱅크의 상장 흥행으로 업계에서 제시됐던 고점 지적이 가라않을 것으로 보인다. BNK투자증권은 지난달 카카오뱅크 ‘매도’ 투자의견와 함께 목표주가 2만 4000원을 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기업이 아닌 은행이기에 다른 은행주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은 시총을 형성하고 있다는 이유다.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들도 비슷한 논리로 카뱅 투자에 대한 신중론을 제시했다.

이와 반대로 카카오뱅크는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기 출범 4년여 만에 1330만까지 끌어올려진 점을 들어 일반 시중은행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MAU를 바탕으로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과 전세대출 등 가계대출 시장에 조기 안착해 순이익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SK증권은 카뱅의 순이익이 2020년 1140억원에서 2021년 2590억원, 2026년 78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상장 첫날인 6일 우려했던 매도폭탄 대신 외국인의 폭풍매수 현상이 일어났다. 외국인은 카카오뱅크를 770만주 사들였다. 그간 증권가에선 카카오뱅크의 외국 기관투자자 미확약 물량이 72.64%(1309만 8250주)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상장 당일 매도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외국인의 경우 장기투자 펀드에서 매입한 것인지, 단타를 위해 매입한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드러나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순매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순익 ‘1100억’ 카뱅 vs 상반기 1조 ‘KB금융’


카카오뱅크가 상장 첫날 상한가로 장을 마감하며 시가총액은 33조 16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11위(이하 우선주 제외)다.

종가기준(6일) 포스코가 29조 7307억원(12위), 삼성물산이 27조 52억원(13위), LG전자가 25조 6927억원(15위)을 각각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시총 규모로 이들 기업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소속된 금융주 내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이어졌다. 카카오뱅크는 KB금융을 제치고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KB금융의 시가총액은 21조 7052억원이다.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 규모가 KB금융과 비교해 10조원 넘게 많은 셈이다.

일각에선 연순익 1100억원에 불과한 카카오뱅크가 상반기 1조원의 수익을 거둔 KB금융을 누르고 금융 대장주에 올랐다는 것이 독특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카카오 브랜드에 속한 카카오뱅크가 지나치게 높은 몸값을 가졌다는 비판이다.

◆거래량 폭증에 증권앱 MTS 마비


투자자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증권앱 MTS가 마비되는 사태도 일어났다. 6일 오전 한국투자증권의 MTS가 거래량 폭증을 견디지 못하고 약 1시간 반 가량 장애를 일으켰는데 이로 인해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는 물론, 증권사를 이용하는 고객까지 큰 불편을 겪었다.

일반 투자자 대상의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에서 한국투자증권에 배정된 물량은 약 610만주로 대표 주관사인 KB증권(899만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접속 장애로 손실을 본 고객에게 보상을 할 예정이다. 다만 카카오뱅크 종가가 한국투자증권 MTS 접속 장애가 발생했던 시점 보다 크게 상승한 상한가로 마감함에 따라 실제 보상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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