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인질'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감독 필감성과 배우 황정민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 NEW) ⓒ천지일보 2021.8.5
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인질'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감독 필감성과 배우 황정민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 NEW) ⓒ천지일보 2021.8.5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대한민국 영화배우 황정민이 서울 한복판에서 납치됐다.” 마치 실제 벌어진 사건처럼 영화가 제작됐다. 바로 영화 ‘인질’의 이야기다.
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인질’ 언론·배급시사회가 감독 필감성, 배우 황정민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지난해에도 여름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관객을 만났던 황정민은 올해도 여름에 돌아왔다. 영화 ‘인질’은 황정민이 극중에서도 ‘황정민’이라는 이름을 걸고 나올 정도로 그의 이름을 건 원톱 주연의 영화다. 하지만 그가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신인 배우들의 열연도 함께 포함돼 있었다.

영화는 배우 황정민이 자신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제작보고회를 마친 후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납치되면서 시작된다. 마치 실제로 배우 황정민이 납치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영화 속 등장하는 납치범들과 형사 등을 관객들 눈에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로 캐스팅했다고 할 정도로 영화는 리얼리티를 살렸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필 감독은 제작 계기에 대해 “우연히 범죄를 다룬 다큐멘터리 중 어떤 톱스타가 납치됐다가 하루 만에 무사히 구출되는 것을 봤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영화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황정민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는 “배우를 누가 하면 가장 좋을까 생각하다가 마음 속에서 황정민 배우가 1번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초중반에 계속 묶여있는데 상반신만으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였기 때문”이라면서 “또 하나는 영화 속에서 ‘드루와 드루와’ ‘브라더~’ 같은 명대사들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가 사실처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필 감독의 말처럼 영화에서는 마치 진짜 배우 황정민을 만난 것처럼 납치범들은 황정민에게 “명대사를 해달라” “오~ 진짜 황정민이다”라는 등의 표현으로 사실감을 더했다. 이와 함께 배우 박성웅도 함께 출연하면서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황정민은 박성웅의 출연에 대해 “내가 부탁했다. ‘부라더~’라는 대사도 있어서 직접 전화를 해서 출연해달라고 했다”며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관객들이 영화를 봤을 때 나 외에는 처음 보는 배우들이어야지 더 몰입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박성웅이 나온다면 더욱 관객들이 반가워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인질'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황정민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 NEW) ⓒ천지일보 2021.8.5
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인질'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황정민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 NEW) ⓒ천지일보 2021.8.5

황정민의 말처럼 ‘인질’에는 배우 역할의 황정민, 박성웅 등을 제외하고는 납치범이나 형사 등의 역할에 여태껏 스크린에서 보기 힘들었던 신인 배우들로 대거 캐스팅했다. 물론 이미 공연계에서 실력파 배우로 불리는 김재범, ‘이태원 클라쓰’ ‘도시남녀의 사랑법’ 등에 출연한 류경수, ‘알고있지만,’의 이호정 등 점점 입지를 넓혀가는 배우들이지만 스크린에서 보니 신선한 얼굴들이었다. 이런 신인들의 캐스팅에 감독은 물론 황정민 또한 오디션 중에 참석해 합을 맞춰주면서 힘을 싣기도 했다. 필 감독은 “이 영화의 기획 포인트는 실력이 있는데 스크린에서 덜 알려진, 신선한 배우들을 찾아보자는 것이었다”며 “3개월 이상 1000명이 넘는 배우들의 오디션을 진행했다. 그것도 무작위가 아니라 전작들을 전부 검토해서 나중에는 결정장애가 오고 잠도 오지 않을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종 결정단계에 황정민 배우가 상대 역할을 해줘 선택하는데 훨씬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신인 배우들과의 합에 대해서도 황정민은 “처음에는 신인 친구들이 저를 선배님 어렵게 생각했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내가 아무리 많은 작품을 했지만 나도 ‘인질’이라는 작품의 ‘황정민’은 처음이기 때문에 신인 배우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가 어떻게 하면 너가 잘 보일 것 같냐는 등의 도움은 줬지만 서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결국에는 술이었다. 촬영 끝나면 술 한 잔 기울이면서 작품 이야기를 했고, 다음날 일어나서 촬영하고 또 마치면 술 한 잔 하면서 작품 이야기 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이번에도 술 얘기는 빠지지 않았다.

영화 속에서 실제 황정민의 이름이 나와 연출이나 연기에 부담이 됐을 것 같다는 질문에 황정민은 “저 또한 잘해야겠지만 인질범과 인질의 조화를 생각했다. 인질범들과 함께 있는 공간에서 관객들이 봤을 때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계속 토의를 하고 리허설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필 감독 역시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황정민 배우와 대본에 대한 토의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됐고 오히려 황정민 배우가 연출하는 저보다 훨씬 대본을 이해하고 와서 연출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처음 한, 두개의 씬을 찍으면서 부담이 덜어졌고 오히려 모니터를 경이로운 마음으로 볼 정도였다”고 말했다.

원톱 주연의 부담감에 대해 황정민은 “솔직히 부담된다”며 “이런 시기라서 더 잘되고 싶다. 누구보다 보란 듯이 잘 되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영화 ‘인질’은 오는 18일에 개봉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